개인노트 142

박준, 마음 한철

양주를 향하기 직전, 꽃밭 속에서 내가 찾을 무언가가 있을까 … [필사] 박준, 마음 한철 : 마음 한철 - 박준 미인은 통영에 가자마자 새로 머리를 했다 귀밑을 타고 내려온 머리가 미인의 입술에 붙었다가 떨어졌다 내색은 안 했지만 나는 오랜만에 동백을 보았고 미인은 처음 동백을 보는 것 같았다 "우리 여기서 한 일 년 살다 갈까?" 절벽에서 바다를 보던 미인의 말을 나는 "여기가 동양의 나폴리래" 하는 싱거울 말로 받아냈다 불어오는 바람이 미인의 맑은 눈을 시리게 했다 통영의 절벽은 산의 영정(影幀)과 많이 닮아 있었다 미인이 절벽 쪽으로 한 발 더 나아가며 내 손을 꼭 잡았고 나는 한 발 뒤로 물러서며 미인의 손을 꼭 잡았다 한철 머무는 마음에게 서로의 전부를 쥐여주던 때가 우리에게도 있었다 * 당신..

개인노트 2023.10.22

알랭 드 보통, '사랑'의 정의 (인용)

"알랭 드 보통은 ‘사랑은 자연스럽게 발생하며, 마음 가는 대로 따르는 것이 옳다’는 낭만주의적 관점으로는 위와 같은 의문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을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는 과정이며 결과다’라는 고전주의적 관점이 적합하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아끼는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현재 처지, 감정을 명확히 상대방에게 설명하고, 상대방의 처지를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후천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https://inspirit941.tistory.com/353 알랭 드 보통 - 관계일반적인 연인관계에서 ‘사랑’의 보편적 정의를 깨부수는 책 사랑은 자연스럽게 발생하고, 운명처럼 이끌린다는 낭만주의 애정관을 부정하고 사랑하는 상대..

개인노트 2023.09.24

몇가지 단상

글이 장황스럽고 복잡해지는 이유는 세상이 그렇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온 편입니다. 이를 지극히 단순하고도 명료히 표현한다는 건 굉장한 오만이라고도 생각해왔습니다. 특히 헌신적인 사랑, 민주주의에의 열망, 진리를 향한 학문적 양심 등과 같은 말들은 평생을 공부한다 해도 과연 이를 정확히 표현해낼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느낌마저 갖기도 합니다. 일생에 걸쳐 단 하나의 말을 정의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철학자, 시인, 물리학자 등등이겠지요... 대개의 경우, 그런 부분들을 '장황스럽고 복잡하다'고 느끼게 된 연유는 듣는 사람의 사랑이 상대적으로 더 적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합니다. (말하고 있는 상대편에서는 피를 토해내고 있음에도) 즉, 말하는 이와 듣는 이가 갖는 사랑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

개인노트 2023.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