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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배우의 연인, 배우의 아빠

배우, 배우의 연인, 배우의 아빠 난 그렇게 생각해 어차피 너도 알잖아 치열한 시간이 뭍에 오르게 되면 지독한 현실이 먼저인 거야 이제 뗏목놀음은 끝내고파 이 연극도 이젠 지겨워졌어 대학로는 아직도 좋아 은행나무도 마로니에도 아직 괜찮아 근데 돈은 못 벌잖아 어때 하지만 집도 사야 하고 애도 낳고 평생 배우로만 살 순 없잖아 넌 왜 맨날 안 된다고만 말해 말이라도 되려고 노력을 하는 게 먼저 아냐 그럼 뭣 하러 시작했니 이 길이 원래부터 등대였던 적은 없었어 여기까지 와 후회하는 거야 우리, 이렇게, 아직도 그대로잖아 난 이 일을 선택해 후회한 적 없었어 아니 적어도 계속 최선을 다했던 일이잖아 또 그게 문제야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났어 근데 아직도 망망대해야 어딘가에 스스로 정착 못하는 게 느껴져 엄마처..

2023.02.18

노란 신호등

노란 신호등 한나절을 뒹군 낙엽 발밑에 툭 쓰러졌다 찬바람 잠시 멎으니 그동안 눈부신 햇빛 이제 곧 봄이 오나 싶은데 넌 내내 가을, 낙엽도 곧 저물겠지 하며 거리를 걷는다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그러게요 잘 지냈어요 주변이 시끄럽다 가드레일 따라 분주하기만 한 자동차들 각자의 사연을 싣고서 저만치 달려가고 촉박한 여정을 안고 고속도로로 향할까 라이트 켠 트럭 한 대, 요란히 사라졌다 다음에 또 보자 네 잘 지내세요 그래 (종료음) 차량이 뜸해진 거리, 또 낙엽이 뒹굴고 가드레일처럼 긴 그리움이 함께 뒹군다 봄은 가을로 향하는 시작, 다시 끔벅여 낙엽의 추억을 애도하며 점멸하는 달빛 (발신음)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사오니) 망각을 재촉하는 별빛 두 개, 다가오고

2023.02.18

“유장하다”는 말

아침에 문득 그 스타일에 대해 생각해본다. 글의 맛에도 종류가 있어, 신속하고도 정확한 문체보다는 왠지 이쪽에 더 끌리는 게 원래 내 스타일이지 싶기도 해 몇몇 작가들의 이름을 떠올려봤다. 김승옥의 문체를 소개한 김현의 평이 기억에 남는다. 몇 안되는 명문이었는데, “언젠가, 여름밤. 멀고 가까운 논에서 들려오는 개구리들의 울음 소리를, 마치 수많은 비단조개 껍질을 한꺼번에 맞비빌 때 나는 듯한 소리를 듣고 있을 때, 나는 그 개구리 울음 소리들이 나의 감각 속에서 반짝이고 있는, 수없이 많은 별들로 바뀌어져 있는 것을 느꼈다.”

문학노트 2023.01.21

격렬비열도

박정대의 시를 통해 처음 알게 된 섬, 대전 MBC에서 그 특집 프로그램을 보다. http://www.yonginilbo.com/mobile/article.html?no=27779 울림을 주는 시 한 편-7 |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 | 박정대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 박정대 너를 껴안고 잠든 밤이 있었지, 창밖에는 밤새도록 눈이 내려 그 하얀 돛배를 타고 밤의 아주 먼 곳으로 나아가면 내 청춘의 격렬 www.yonginilbo.com

개인노트 2022.12.29

호전적인 인사를 마주치게 되면

굳이 싸워봤자 득이 될 게 없다. 진위나 선악의 문제가 아닌, 그저 승패만이 중요한 자들이니 슬쩍 비껴서면 그만이다.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뺏기기엔 내 인생이 너무 아깝다. 그저 '운이 나쁘구나' 하며 잊어버리는 게 상책. 진정한 승패는 결국 '운' 싸움일 뿐이겠거니... 모든 투쟁이라는 건 하필 '불운'에서 시작된다. 그저 자신한테 맞는 상대를 선택하면 된다. - 인생에서 더 소중한 건 적이 아닌 동지다.

개인노트 2022.12.24

크리스마스 트리

기독교와는 전혀 관계도 없는 생활임에도 항상 매년 성탄절을 맞는 설레는 마음은 매한가지다. 세밑, 다사로운 풍경을 늘 기대하면서... 한해를 의미있게 잘 마무리하려는 태도. P.S. 밤에 읽었던 글 하나, https://hello88763.tistory.com/m/150 유발 하라리-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사피엔스는 과거를 호모 데우스는 미래를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은 지금을 다룬다. ㉠기술적 도전 : 우리가 직면한 과제 1. 환멸 사람들은 옛날이야기에 대한 믿음을 잃었지만 새로운 것을 수 hello88763.tistory.com

개인노트 2022.12.21

노예의 시 5

- 임원인사 20년의 직장생활을 그만둘 차례? 윤대표는 혹 또 다른 계획을 짰을까 왓튼 MBA를 나왔고 내게 미학평론을 얘기하던 그도 나이 앞에선 무력하기만 했다 세월이 독이다 어중간한 연배에 아무 벼슬도 없는 내가 더 오래 회사를 다닐 거라곤 생각 못했었지 감옥이야, 먼저 탈출하는 게 위너다 막상 탈출을 한다면? 지옥이 펼쳐진다 주마등처럼 스쳐간 기억들은 이미 떠난 이들의 몫 신산스런 마음을 붙잡느라 노트북 앞 손놀림만 바빠졌고 결국 이렇게 끝나는 직장인생을 왜 그리 연연했을까, 모르겠어 담배를 꺼내 문다 연말, 새해의 사업계획은 또 어떤 신화를 꺼낼까 아무도 믿지 않을 신화도 이젠 지겨워졌어 사회? 조폭 양아치 집단이라고 봐야지 켜켜이 쌓인 해묵은 감정들을 쏟아낸다 이윽고 헤어질 시간이면 각자의 짐을..

글/습작노트 2022.11.30

[시집] 단편들 (박정대)

익숙하게 느껴지던 시인의 다른 시대를 경험하면서 겪는 생소함은 작가란 부단히 변화하고 치열히 다른 길을 모색하는 숙명을 안고 있는 직업이라는 걸 일깨운다. (또 그래야만 살아남는다.) 가장 부드러운 문체의 최근작들이 아닌, 가장 전위적 형태를 취한 시인의 초기작들은 다분히 전투적이고 또 매서운 발톱을 지녔다. 치열함의 끝이 혹여 자신 스스로를 아니면 주변의 이웃들한테도 크디큰 상처가 될 수도 있겠기에 더 주목을 하는 편이다. (그걸 극복하고 사랑으로 승화해낸다는 게 얼마나 지난하고 어려운 일인가를 알아서다. 그건 인정받아 마땅한 족적이 될 테고) - 코로나 광풍 탓에 뜻하지 않게 재택근무를 하게 돼 집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그의 시집을 잠시 훑어보았다. 오늘이 신춘문예 마감일. 마음이 스산해졌다.

문학노트 2022.11.30

단독주택, 승효상

오랜만에 단독주택 사진들을 모아본다. 넓직한 마당과 두고두고 볼만한 풍광 속에서 한껏 제 멋을 드러내는 단독주택이야말로 모든 집들이 갖는 가장 큰 로망이겠지. 이젠 생활이 아닌 작품 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공간들... http://alog.auric.or.kr/LHY2/Post/bc1d42f5-3ce4-4a0f-a991-97108f57703f.aspx#.Y4K7iC3lKNx 수백당 그 비움에 대한 소고 ㅜ 수백당 설계개요 건 축 가 : 승효상/ 이로재 건축 대지면적 : 1,162.0㎡(351.5평) 건 축 주 : 조용국 건축면적 : 165.5㎡(50.1평) 지역·지구 : 준농림지역 건 폐 율 : 14.2% 주요용도 : 주거 및 작업실 용 alog.auric.or.kr

개인노트 2022.11.27

[사이트] 부크크 (자가출판 플랫폼)

요즘 인터넷은 정말 없는 게 없을 정도다. 이웃 소식을 찾아 읽다가 우연히 알게 된 이 곳 역시 그렇다. 소위 '1인 출판'을 꿈꾸는 이들한텐 아주 유명한 곳인 듯... 처음 들아와 기웃거리는 한 손님이 되어 사이트를 짧게 둘러본다. 예전의 메타블로그 사이트처럼 모르고 지냈던 글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이겠다. https://m.bookk.co.kr/ 자가출판플랫폼 부크크 온라인 고객 지원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출판 문의 및 기타 문의 사항은 1:1 문의, 이메일, 전화를 통해 문의해 주세요. 처음부터 끝까지 친절하게 도와 드리겠습니다. m.bookk.co.kr

개인노트 2022.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