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게 느껴지던 시인의 다른 시대를 경험하면서 겪는 생소함은 작가란 부단히 변화하고 치열히 다른 길을 모색하는 숙명을 안고 있는 직업이라는 걸 일깨운다. (또 그래야만 살아남는다.)
가장 부드러운 문체의 최근작들이 아닌, 가장 전위적 형태를 취한 시인의 초기작들은 다분히 전투적이고 또 매서운 발톱을 지녔다. 치열함의 끝이 혹여 자신 스스로를 아니면 주변의 이웃들한테도 크디큰 상처가 될 수도 있겠기에 더 주목을 하는 편이다. (그걸 극복하고 사랑으로 승화해낸다는 게 얼마나 지난하고 어려운 일인가를 알아서다. 그건 인정받아 마땅한 족적이 될 테고)
- 코로나 광풍 탓에 뜻하지 않게 재택근무를 하게 돼 집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그의 시집을 잠시 훑어보았다. 오늘이 신춘문예 마감일. 마음이 스산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