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신호등
한나절을 뒹군 낙엽 발밑에 툭 쓰러졌다
찬바람 잠시 멎으니 그동안 눈부신 햇빛
이제 곧 봄이 오나 싶은데 넌 내내 가을,
낙엽도 곧 저물겠지 하며 거리를 걷는다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그러게요 잘 지냈어요
주변이 시끄럽다
가드레일 따라 분주하기만 한 자동차들
각자의 사연을 싣고서 저만치 달려가고
촉박한 여정을 안고 고속도로로 향할까
라이트 켠 트럭 한 대, 요란히 사라졌다
다음에 또 보자
네 잘 지내세요
그래 (종료음)
차량이 뜸해진 거리, 또 낙엽이 뒹굴고
가드레일처럼 긴 그리움이 함께 뒹군다
봄은 가을로 향하는 시작, 다시 끔벅여
낙엽의 추억을 애도하며 점멸하는 달빛
(발신음)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사오니)
망각을 재촉하는 별빛 두 개, 다가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