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 없음 그릇이 깨지고 순두부찌개 집은 순식간에 결말로 치닫는다 그랬습니까, 그랬습니다, 따위는 없는 허리 구부림과 주인의 앞주머니가 훔치고 간 바닥의 김치 얼룩 누구도 피 흘리지 않았지만 누구나 피 흘리는 표정을 발견할 수 있다 정적의 용도가 달라진다 주인도 그릇을 내던진 사람도 좀처럼 말이 없고, 둘 사이를 오가야 마땅한 대화들을 티브이 소리가 뒤덮는다 올해의 경제에는 하한선이 없습니다, 종이로 급하게 숫자를 덧붙인 순두부찌개 백반의 가격부터 그릇을 내던진 사람의 맞은편 사람까지 붉고 창백한 화살표가 이어진다 정말로 최선이었습니까, 힐끗대는 가게 안의 공기가 요동치고 갑자기 재채기가 사방에서 울려 퍼진다 팡파르도 없이 정적이 입구까지 내달린 순간 그래서 죽겠니, 웃어버리는 웃으면 안 되는 사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