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율마 창가가 환해졌네, 말했습니다 그가 나를 처음 이곳으로 데려오던 날이었습니다 율마는 측백나무과에 해당됩니다 강한 빛을 좋아하며 특유의 향을 지니고 있지요 어린나무일수록 물을 더 자주 주어야 합니다 그는 동봉된 메모를 꼼꼼히 읽으며 내 앞에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무언가를 잃어버린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그의 하루를 지켜봅니다 잠에서 깨어나 상을 차리고 먹다 만 밥을 치우고 티브이를 보다 다시 잠드는 생활입니다 그는 좀처럼 외출하는 법이 없습니다 그에게 발이 있다는 게 놀라울 정도입니다 아주 가끔 고개를 끄덕이거나 눈물을 글썽이는 것 외엔 미동도 없습니다 물과 햇빛이 필요한 건 오히려 그쪽인 것 같습니다 나는 알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