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각 나의 슬픔은 나무 밑에 있고 나의 미인은 호숫가에 있고 나의 잘못은 비탈길에 있다 나는 나무 밑에서 미안해하고 나는 호숫가에서 뉘우치며 나는 비탈에서 슬퍼한다 이르게 찾아오는 것은 한결같이 늦은 일이 된다 * 박준, 마중도 배웅도 없이 (창비, 2025) ... 늦은 때가 가장 이른 섭리 : 박준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 비로소 출간됐다는 소식을 공교롭게도 책을 펴낸 출판사 광고로부터 전해 들었습니다. 카카오톡에서 우연히 채널 알림창을 열었는데 시인의 출간 소식을 접한 심경은 무덤덤함과 반가움과 '이제서야?' 같은 궁금증 등이 한데 어우러져 잠시 머뭇거리기도 했나 봅니다. 21세기, 즉 2000년 이후로 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