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습작

밤, 비

단테, 연초록, 정독, 그리고 종로학파 2024. 7. 3. 15:17

  
  
   
   밤, 비 
 
 
   밤새 비는 제 방 창문 앞 서성거리며 창을 어루만집니다 
   비들이 보듬고 어루만진 제 창의 상처들은 이내 씻기고
   치유된 흔적처럼 멀겋고 뿌연 안개들이 번져갑니다 
 
   그리운 걸까를 몰라 밤새 두드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가끔씩 마음이 뭉근해져 옴을 느낍니다 잠을 설칩니다 
   밤새 비는 제 방 창문 앞 서성이며 제 마음을 두드립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들은 너도 나도 모를 일이라서  
   두드린 이와 두드리는 소리를 듣는 이 모두 함께 
   밤잠을 설치곤 하는 일일 뿐입니다 
 
   어제의 나도 그제의 너도
   한 해 전의 나도 십 년 전의 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