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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도덕의 차이

- 김훈, "라면을 끓이며" ... 자랑스러울 법한 연대기며, 청춘이며, 족적이며 그 하나 부끄럽지 않을 이력은 가히 축복이렷다. 소설가가 쓴 에세이치곤 퍽 평이롭기만 했는데, 그제의 인터뷰 기사처럼 "단어가 갖는 뜻을 정확히 이해해야만 쓴다"는 그의 태도로 미루어 볼 때엔 오히려 그만큼 쉽고도 친절한 이야기다. 문제는 그 예술이 갖는 고고함의 깊이와 높이다. 늘 그랬고, 유일한 명분 또한 그랬다. 그 시절즐의 김지하, 이문열 또는 서정주도 다 그랬다. 그래서 쓰레기통에서나 볼 법한 책들도 버잣이 대학 심입생 커리큘럼 안에 살아남는다. 진정한 '적폐청산'이란 오로지 실력의 문제란 뜻이다. ...

문학노트 2019.09.20

자본주의 사회의 좀비, 기생충

- 봉준호, '기생충' (2019) ... 깐느영화제 황금종려상이라는 전무후무한 업적을 이룬 상영작을 반년 가까이 지난 후에야 VOD로 본다, 비디오 시대보다도 뒤처진 개봉작에의 관심은 매체 탓만을 하기엔 그것 역시도 엄연한 경제적 지출임을 일깨운다. 내내 관심이 많았던 그 주제? 글쎄다... 여전히 봉준호의 작품들은 박찬욱의 것들에 비해 덜 좌파다. 가만히 보면 늘 체제에 비판을 가하면서도 짐짓 '상상력'에 의지한 결과 탓일까? 현실 속 최대의 상상력은 자고로 혁명임에도, 현실에서의 트라우마 탓인지 애써 그걸 기피하려다보니 일종의 판타지처럼 풀어내야 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세간의 평에 비하면 점수는 후한 편, 허나 되레 내게선 지난 작품인 '설국열차'가 더 와닿았다. 체제의 폭력을 일깨운다는 점에서..

영화노트 2019.08.12

평양냉면

... 밍밍한 찬 육수에 고명들을 살짝 얹었다, 고명보다는 육수 맛이란 게지. 먼저 나온 온육수 한컵에 장을 달래놓고는 이내 한적한 식당 한켠의 그림을 쳐다본다. 평양만이 북한은 아니듯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는다 해도 무조건 나이가 드는 건 아닐 뿐. 금세 차려낸 밥상은 단촐하기만 하구나, 냉면 한그릇에 김치 두접시. 밍밍한 육수에 메밀면을 잘 말아서후루룩 먹기 시작한다. 조상들의 맛, 아무 맛도 없이 은은한 멋을 내기 시작한 시간들. 이게 평양냉면이다. ...

매미울음

... 천일을 기다린 여름은 불과 한달로 짧았어, 장마는 올해도 땅속을 기어다녔고 삼복더위는 창창한 소리를 내며 치열했지. 왜 그토록 치열할까에 대해선 일체 반성도 없었지. 마치 매미처럼 그 찰나의 찬란함을 위해 울음소리는 거창하기만 했어, 짧은 여름의 아쉬움만큼 윙윙대는 그 소리는 어느덧 석양을 마다한 채 여름밤으로 향하고. ...

문학3

... 창비가 만든 문학 '플랫폼'? 제목만으로도 벌써 거창해진다 문학의 이름이 소멸해버린 시대 문예지들만 내내 살아남았구나 더러는 여전히 등단을 꿈꾸지만, 어젠 또 김수영 시인을 얘기했다 결국 생계는 양계장 뿐이었다... 한 친구가 책을 냈다며 페이스북 한켠에 안부를 전해온다. 장하다. 몇년째 공사판 막일을 하면서도 결국 포기하지 않는 삶들이 있다. 정치도 스포츠도 연애도 그랬고 집착을 넘어선 사랑은 결국 희생 삶의 무언가를 지불해 얻는 소득 자본주의답게 '가치'관이 된다... '가치'가 있는 '플랫폼'이 화두다. 경제도 취향도 심지어 곧 희망도 정거장만큼 옛스런 운치도 줄까? ...

'인셉션'과 칼 융? 그리고

- 크리스토퍼 놀란, 'Inception' (2010) ... 영화 '인셉션'이 나온 지 벌써 10년째가 됐다는 게 더 놀랍다. 늘 IPTV에서 가끔씩 마주치기도 했지만 끝내 완독을 해내지 못했던 터라 모처럼 기꺼이 VOD로 주문을 해 보게 된 영화는 금세 몰입의 경지를 선사해준다. 현실보다 꿈에서 자각하는 진실을 더 믿는다는 내용이 얼핏 융의 심리학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심리학을 썩 신봉하지도 못하는 편인 데다 천학의 소치로 더 깊은 분석까지 이를 순 없었고. 무엇보다 '꿈속의 꿈'을 기막히게 설계한 능력에 때로는 감탄하며 또 코브의 아내인 맬이 갖던 "림보"의 기괴성에 새삼 놀라기도 했다. 역시 가장 압권은 '원형' 그대로인 가족과의 조우를 뜻한 마지막 장면. 늘 인간은 무언가를 그리워하며..

영화노트 2019.07.24

대답없던 날들을 위해

... 그 언제였나, 장산곶매를 읽던 여름날에서 내일은 해가 뜬다던 객지에서 숲 따라 길을 잃고 동지를 얻고 또 동지를 잃고 슬퍼하던 시절, 이별의 잔인함에 익숙해져갔고 그 숲을 어찌 헤쳐나오던 때도 명분이라는 건 있었지. ... 길 위에서 철 지난 노래를 듣다 어릴 적 꿈은요? 하고 물었다, 화가였지, 과학자였고, DJ의 꿈? 나, 등단했어. 필재의 말이었지. ... 팍팍하기만 한 술자리를 파해 터벅터벅 밤이슬을 맞는 길은 때때금 주어진 시간이 야속해 연신 담배만 피워대곤 하는데, ... 모질게 산 인생일수록 슬펐다. 주름만 깊어지고 지혜는 얕고 젊은 혁명은 농익지 못한만큼 매번 철부지마냥 징징댄다, ... 인터넷 혁명이 등극한 21세기, 모든 게 평화롭고 순조롭구나. 더 이상 숲은 존재하지도 않고 명..

문학3

... 창비가 만든 문학 '플랫폼'? 제목만으로도 벌써 거창해진다 문학의 이름이 소멸해버린 시대 문예지들만 내내 살아남았구나 더러는 여전히 등단을 꿈꾸지만, 어젠 또 김수영 시인을 얘기했다 결국 생계는 양계장 뿐이었다... 한 친구가 책을 냈다며 페이스북 한켠에 안부를 전해온다. 장하다. 몇년째 공사판 막일을 하면서도 결국 포기하지 않는 삶들이 있다. 정치도 스포츠도 연애도 그랬고 집착을 넘어선 사랑은 결국 희생 삶의 무언가를 지불해 얻는 소득 자본주의답게 '가치'관이 된다... '가치'가 있는 '플랫폼'이 화두다. 경제도 취향도 심지어 곧 희망도 정거장만큼 옛스런 운치도 줄까? ...

글/습작노트 2019.07.11

텍스트와 콘텐츠, 매체의 변화

... 이른바 '책을 쓰는 일' 따위를 현시대에 맞게 재정의해야 한다면, 시가 아닌 산문의 시대와 문자가 아닌 영상으로서의 매체 등이 대뜸 떠올려진다. 서정과 서사의 시대는 저물었고 이미지와 메시지가 그 자리를 사실상 대체하고 있다. 실은 시의 서정이 곧 이미지요, 텍스트가 갖는 서사는 콘텐츠의 메시지다. 순수한 기호학 차원에서는 그 가장 극단적 형태가 현재의 웹 미학이 된다. 이 자리에서 더 이상 서정과 서사의 죽음 따위를 논한다거나 슬퍼할 까닭은 없다. 오히려 '죽음' 같은 피해의식의 발로보다는 '진화'라는 긍정적 표현을 애써 더함으로써 그 분절적인 형태들과 삽화로서의 한계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편이 더 맞겠다. 예술은 더 이상 고상한 척 시간을 내면서까지 향유되어야 할 교양의 범주를 벗어나 아예..

개인노트 2019.07.07

고 노무현 10년, 자유한국당

- 벌써 10년, 잊지를 못한다. 그리고 가장 경건해야 될 분향소에서조차 천인공노할 짓을 서슴치 않은 무리들이 있었고 그때도 또 세월호 때도 똑같았다. 반성이라곤 도대체가 할 줄을 모르는, 같은 언어를 쓰지만 인면수심에 가까운 자들. 역시 지난 10년 내내 잊지를 못했다. 10년 동안 유족의 아픔 못지않게 응어리진 분노. 이제 답할 차례다. 친일파와 독재자에 이은 IMF의 후예들, 이명박근혜의 추종자들... -

철학노트 2019.05.23

하루키, 갈무리

- 무라카미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 "이 책은 지금까지 내가 다양한 형태로 글로 쓰거나 말로 해온 것들 (조금씩 그 모양새는 바뀌었다 해도) 다시 한 번 밝히는 내용일 것이다." "링에 오르기는 쉬워도 거기서 오래 버티는 건 쉽지 않습니다... '어떤 특별한 것'이 점점 더 필요해지기 때문입니다. 그 나름의 재능은 물론 필요하고 그만그만한 기개도 필요합니다." "즉 중요한 건 뜯어고친다는 행위 그 자체입니다... 무엇보다 의미가 있습니다." "왜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는가 하면, 지극히 간단한 얘기인데, 우선 재미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러 가고 바다에 수영을 하러 가고 야구를 하고 고양이와 놀고, 그리고 좀 더 큰 뒤에는 친구들과 철야 마작..

문학노트 2019.04.24

소멸하는 것은 아름답다

- 격정의 한 시절을 목숨걸고 지켜낸 아름다움들이 비로소 늙어가고 또 죽음을 맞이하는 계절, 봄. 그 이름들을 기억해낸다. 아버지, 또 노회찬과 최인훈과 세월호 그리고 노무현, 문학회 시절의 시화전들과 그 찻집, 또 다른 부음들과 그때마다 쓸쓸했던 감정들과 이미 익숙해져버린 결별의 아픔들과 처연할 뿐인 고독과 손창섭의 단편들, 황지우의 옛 시집과 백분토론에서의 추억들. 몇번의 선거들. 여름을 향했던 광장에서의 외침들. 용겸형이 써내려간 T. S. Eliot는 말 그대로 '황무지'였을까... 또는 '침묵보다 더 고요한 죽음의 행진'일 뿐인가. -

개인노트 2019.04.17

졸업, 선물

책은 참 일방적인 선물이야 문학회 동기들끼리 술먹다 들었던 말 학창시절 때 을 읽었던 나도 를 자취방에서 읽고 무려 도 봤었는데 동녘의 를 사고팠다 김수영의 산문집은 또 어떨까, 소설도 사르트르의 도 곽재구의 도 생각났어 - 요즘 누가 그런 책들을 보냐?... 좀 더 덜 꼰대짓을 하면 어떨까 해 이란 게 필요해졌지 은 또 어때 철 지난 설렘으로 선물을 샀어 아이한테 건네주려는 순간 훽 돌아서며 내동댕이친다 비웃는다 운명은 시대는 공감대는 그렇게 쉽사리 얻어지는 것도 아니고 여전히 그래봤자 넌 꼰대야, 하면서 책은 참 일방적 선물이야 깨닫는다 - 요즘 누가 책이라는 걸 보냐?... 다신 책 사지 말아야겠구나 * 2019년 2월 13일

글/습작노트 2019.02.13

현대판 처세술개론 1장

* 내리막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 제현주 (어크로스)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말처럼 무책임한 말도 없다. 이 책이 일갈하고 있는, 가장 통렬한 성찰은 바로 이것. 적어도 현대사회에서는 단순히 열정과 노력만으로 쉽사리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깨달음은 좀 더 현실적이고 버팀목이 될만한 지침을 요구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충분한 덕목을 가졌다 볼 수 있겠다. 오히려 글쓴이는 아래와 같은 말을 강조한다. "일의 세계에 발을 들인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나는 단 하나의 좋아하는 일을 찾지 못했다. 내가 찾은 나름의 해결책은 내 일을 포트폴리오처럼 꾸미는 것이다. 일에 대한 서로 다른 욕망들을 이해하고 그 사이에서 적절한 타협과 균형을 이뤄줄 일거리의 조합을 만들려고 애쓴다...

경제노트 2019.02.13

"Winner takes it all"의 신화

- 최낙삼, '저성장시대에 상품기획을 잘하는 10가지 방법' (새빛) ... 어제 읽었던 "상상하지 말고, 관찰하라"는 말의 힘을, 이 책이 과연 극복 가능할까? 그렇진 않은 모양새다. 경영학에서 가장 중요한 건 모든 종류의 Case study들이 늘 뒷북이 아닌 Forecasting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는 사실이며, 이로써만이 그 학문이 갖는 힘을 온전히 증명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

경제노트 2019.01.03

빅데이터의 본질, 관찰의 힘

- 송길영, '상상하지 말라' (북스톤) ... 이른바 "빅데이터"가 대세로 자리잡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어느덧 중장년한테는 가장 큰 공포요 시련일 새로운 패러다임은 늘 그랬듯이 그 역사적 맥락과 본질에 대한 이해가 가장 쉽게 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저자가 밝힌 "관찰의 힘"은 기실 고래를 통틀어 늘 요구되어온 지식인의 덕목이자 보편적 논리를 갖는다. 결국 빛나는 재주와 천재적 직관보다는 부단한 노력과 과학적 근거만이 통용되고 또 살아남는다는 진리가 바로 그것. (사실 이 대목에서 구글과 애플 또 국내에서도 정주영 신화 같은 예외들도 무시할 순 없겠으나 엄밀히 말해 이들은 우연에 더 가깝다고 해석하는 견해) 다만 그 모든 현상을 설명함에 있어 가장 원초적 기반에 가까울 '욕..

경제노트 2019.01.01

포코폰, 국내시장을 평정하다

... 놀라운 소식, 플래그십 위주의 국내시장에서 판매 1위를 기록했다는 건 마케팅이든 서비스든간에 다 의미가 없고 뭐니뭐니해도 제품 스스로의 경쟁력이 곧 시장을 이끈다는 본연의 진리를 일깨운 셈. 스마트폰이 더 이상 사치품이 아닌 필수품이 되면서 그동안 애써 외면해온 가격이라는 화두를 정면으로 공략한 전략은 주효했다. 더구나 자급제폰 활성화라는 대전환의 국면에서 더더욱 제품에 대한 매력도가 브랜드나 국산품 따위의 홍보전략으로는 먹힐 수 없다는 점도 제대로 꼬집은 사건이 아닐 수 없겠지. ...

기타노트 2018.12.28

가을, 11월

... 먼발치로 해가 뜨고 지고 또 오늘처럼 간혹 비는 내린다 분주한 일상이 미처 쫓기 전에 가을은 저만큼 달아나버렸다 봄이 무색하게 세월을 비껴서 가을은 온통 낙엽투성이다 그래도 선물, 아랑곳없이 지난 한해를 돌아보게 만든다 낙엽이 곧 죽음을 뜻한다면 가을은 죽음을 알리는 계절 코가 큰 프랑스 배우가 나와 예술의 본질은 슬픔과 죽음이라 했던가 그 죽음을 배우기 위해 슬픔을 배운다 한나절, 걸어온 길 그곳엔 저마다 그리움 뿐인 낙엽 그리고 슬픔, 죽음을 배우는 중 ...

개인노트 2018.11.08

미스터션샤인 유감

... 빼어난 수작으로 장안의 화제를 몰았던 드라마 "미스터션샤인"이 주인공들의 죽음로 결말을 맺은 어젯밤, 어차피 역사의 한부분으로 오히려 더 혹독한 종말을 맞이했을 그들의 죽음을 잘 알면서도 왠지 마음이 편치 못하겠다. 불행한 역사의 트라우마는 꽤 길고도 오래 남는 법이니까. 김은숙이라는 당대 톱클래스의 반열이 갖는 역사인식이 무릇 건강하겠어도, 충분히 힌트를 얻었을 구한말 시대의 고증도 쉽진 않을 테지만 더 불편한 건 애써 그것마저 극복해보고자 한 상상력의 힘에도 일정한 한계를 씌워 얻는 현실인식이다. 제 아무리 모자란 백성이라 해도 구국의 일념 하나만으로 얻어낸 성취가 훗날 미래에 대한 약속 하나 뿐이라면 이 얼마나 허무한 것이랴. 당장 그 즈음에 실제 일어난 안중근 의사의 일도 드라마에선 말이 ..

영화노트 2018.10.01

알뜰폰, 샤오미 홍미6A

... 에누리닷컴 할인가격이 10만8천원, 올해 새로 나온 신제품인 샤오미의 야심찬 기획. 아, 물론 더 저렴한 제품들도 더러 있는데 품질까지 저렴한 듯하여 부득불 브랜드를 선택했다. 악명이 자자한 미디어텍 칩들이 그래도 보급형 시장에서는 이미 오래된 베스트셀러다. 헬리오 시리즈에 대한 얄팍한 기대 정도? 두개의 번호를 하나의 폰으로 만들어주는 "듀얼유심"의 혜택이 드디어 "전망통 5.0"과 함께 올해부터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미 전작인 홍미노트5부터도 어쩌면 15만원대에서의 센세이션을 일으킬 법한데, 워낙 강력한 갤럭시노트9과 아이폰Xs/맥스가 하이엔드 끝판왕을 자처하며 요란스레 나선 까닭에 아직은 크게 주목받지 못한다. (개인적으로 올해 최고의 폰은 홍미노트5로 주저없이 선택하겠..

기타노트 2018.09.29

고애신은 나라를 등질까?

페이소스. 드라마 "미스터션샤인"도 어느덧 절반을 넘어선 순탄대로를 항해중이다. 블록버스터급 제작비를 이미 해외수출로 다 회수했고 시청률 1위는 따논 당상처럼 여겨진 드라마다. 현대극도 아닌 시대적 배경은 하필 구한말. 친일과 일제와 고종과 의병들과 외세가 한데 뒤섞인 당대의 애잔한 결과들은 익히 다 아는대로다. 그래서 더 애잔하다. 천민의 신분을 떨치고 미군의 대위로 귀국한 유진 초이 (이병헌 분)는 이름난 선비의 집안인 고애신 (김태리 분)을 만나 운명적 사랑을 나눈다. 양반 출신임에도 매국이 아닌 애국의 불꽃임을 자임한 고애신 앞에서 유진 초이의 마음은 비장하다. 이번 주말에 닥친 그의 스승 요셉의 죽음 앞에 유진 초이는 뚝심있는 수사로 일제의 앞잡이인 이완익 (김의성 분)을 향해 총끝을 겨누지만,..

영화노트 2018.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