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가경, 하이퍼큐브에 관한 기록 (2022 경향 신춘문예 - 시) 2022 경향 신춘문예 시 당선작 : 백가경, 하이퍼큐브에 관한 기록 https://m.khan.co.kr/culture/culture-general/article/202112312037015#c2b [2022 경향 신춘문예]시부문 당선작 - 백가경 ‘하이퍼큐브에 관한 기록’ 1920년 변호사 세바스챤 힐튼은 어린이들에게 3차원 공간에 대한 기초적 이해를 돕고자 정글짐을... m.khan.co.kr 문학노트 2023.06.14
2023년 6월 12일, 월요일 (제67회 현대문학상) 보들레르, 발레리, 랭보의 시집들이 나온지도 벌써 백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우리나라 시단에도 이미 1900년대 초반부터 적잖은 시인들한테 영향을 끼친 것으로도 유명한 이 일련의 '상징주의'는 고통스런 현실을 상징 속 구조로 자각해내는 (한편으론 지독히 난해하기만 한) 환상적 서술방식을 갖습니다만, 어째서인지 요즘 우리나라 현대시들의 풍토는 불과 십수년전 정도의 앞선 세대들과의 큰 단절을 갖는 대신에 오히려 한세기도 더 지난 그 경향들과는 훨씬 더 흡사해진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갖습니다. 21세기의 현실이 초기 자본주의의 그것보다도 더 잔인하고 끔찍하다는 것인지, 혹은 대체할만한 전망마저 아예 단념한 디스토피아에의 확신 탓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과연 시는 왜 쓰는가? 왜 쓰려고 하는가?... -.. 문학노트 2023.06.12
2023년 6월 7일, 수요일 아침 좋은 아침입니다, 모처럼 강성은 시인의 시집 “Lo-fi”에서 한 편을 골랐습니다. 바깥 공기가 의외로 좀 싸늘한 편입니다만, 해가 뜨면 금세 또 더워지지 않겠나 하고요.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문학노트 2023.06.07
2023년 5월 31일, 수요일의 점심 일상의 ‘루틴’으로 점심시간 때가 되면 정독도서관을 일부러라도 찾곤 해왔는데, 오늘은 좀 재밌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우연히 꺼낸 2022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는 모든 작가들의 친필 문구가 함께 씌어져 있네요. 유월을 맞는 날씨가 제법 덥습니다. 문학노트 2023.05.31
2023년 5월 31일, 수요일 아침 오월의 마지막 날, 맨 마지막 시편은 또 다시 이제니 시인입니다. 창비 신인문학상을 마감으로 해 봄 한철의 격정도 꽃잎들처럼 무상히 잊혀질 법한 시절은 이제 신록에서 녹음으로 바뀐 섭씨 사십도의 여름을 예고하는 중입니다. (이윽고 또 한해의 신춘문예 시즌을 준비하려는 마음들도 곳곳에서 들려옵니다.) 한달 남짓한 시간이었으나 여러 차례로 많은 말씀들이 오갔던 모양입니다. 덕분에 감정을 느낄 수만 있게 된다면 퍽 다행으로도 여기고 있습니다. 유독 요즘의 시들이 앓아온 무감각증에 비하면 반가울 일일 테죠. GPT4의 시대에 가장 주변부 쟝르가 된 시단의 풍경을 논한다는 게 실은 꽤 맥락없는 서술이었고, 부질없는 짝사랑이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주초부턴 회사에서도 정보보안을 이유로 챗GPT와 구글 바드 (더 쎈 .. 문학노트 2023.05.31
2023년 5월 29일, 월요일 아침 며칠째 계속된 비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더니 드문드문 햇살이 내비치는 아침입니다. 길고 긴 비의 끝엔 늘 일종의 ‘회복’ 같은 기제가 필요해 보입니다. 모처럼 오랜 벗들을 만나 생태탕을 먹었고, 다음주 초부터는 경주로 떠난다는 안부도 들었습니다. 또 다른 인생을 살아간다는 일은 꽤나 큰 용기와 자신감을 가져야만 가능해질 일이기에 크게 응원하였고요. 때때금 스스로한테도 그 ‘또 다른 인생’을 되묻곤 하죠… 어떤 경우는 작가로, 또 어떨 때는 자영업으로 아니면 낙향도 아닌 어느 시골 정도를 생각하곤 했지만 번번이 용기와 자신감이 부족했으니까요. 연휴도 막바지입니다. 용기와 자신감은 그저 느낌과 감정이 아닌, 실물과 준비 즉 노력의 결과라는 걸 잘 압니다. 그 준비를 하여야 할 차례인 것 같습니다. 편안한 연.. 문학노트 2023.05.29
2023년 5월 28일, 일요일 아침 이미지 파일에 시나 소설의 문구들을 붙여넣어 만드는 앱들이 요즘 유행인가 봅니다. 가만히 누워 시 몇편을 골라 폰트와 레이아웃, 효과 등을 지정해가면서 마치 시화전을 찍어내듯이 새로운 사진 한장을 만드는 데는 불과 몇분의 시간이면 족합니다. 쓸모가 많아졌습니다. 어제 쓴 습작을 마찬가지로 한번 해보는군요... (나머지들은 기성 작품임.) 문학노트 2023.05.28
2023년 5월 27일, 토요일 저녁 2023년 5월 27일, 토요일 저녁 하루종일 비가 내립니다. 마치 엊그제까지 폭염에 지친 대지를 한꺼번에 달래주기라도 할 것마냥 끊임없이 내리는 비도 어김없는 여름을 예고할 뿐입니다. ‘때 이른 장마’ 같기도 한 습작 한편을 겨우 써냈고, 하루종일 방안에서 새로 깔았던 앱을 켜 아주 오래된 상형문자들을 탁본하듯 갤러리의 몇점들을 이것저것 꾸며서 만들어냈습니다. 굳이 일부러 만든 말이었던 “1일 1편”의 구호를 아직까진 스스로 잘 지켜내고 있는 편입니다만… 친구네 집 근처에 있는 유명한 동태탕집을 함께 찾기로 진작에 약속을 해놓고선 벌써 이주일째 지키지도 못한 상태입니다. 비라도 그치기만 하면 내일이라도 서둘러 찾아갈 작정예요. 함께 시를 쓰던 그 친구는 어느덧 인테리어 회사 사장님이 됐습니다. 전 아직.. 문학노트 2023.05.28
2023년 5월 26일 (금) 좋은 아침입니다. 이달말까지로 해 창비신인문학상 응모가 곧 마감됩니다. 내달부턴 7월말까지 문학사상 응모시즌이기도 해요. (실천문학은 아직 일정이 잡히지 않는군요.) 가을에는 민음사의 김수영문학상이 있겠고, 겨울 초입에는 드디어 각 신문사들마다 신춘문예의 향연이 또 열리게 됩니다. 봄의 문지, 창비부터 계속되는 일들이죠.. 문예지와 신춘문예를 계속 도전하는 이유는? 등단과 입선은 그저 작은 결과물일 뿐입니다. 더 큰 이유는.. “마감에 맞추어 글쓰기를 단련하는 과정”일 뿐입니다. 퇴고를 반복할수록 안목과 내공이 쌓입니다. 프로들의 ‘합평’을 받아봐야 객관화된 진단/처방도 가능하겠죠. (그게 곧 심사과정 및 심사평일 뿐입니다.) 즉, 퇴고 이후부터 새로 쓰는 글쓰기를 위함이며, 담금질이 된 글쓰기는 좋은 .. 문학노트 2023.05.26
“유장하다”는 말 아침에 문득 그 스타일에 대해 생각해본다. 글의 맛에도 종류가 있어, 신속하고도 정확한 문체보다는 왠지 이쪽에 더 끌리는 게 원래 내 스타일이지 싶기도 해 몇몇 작가들의 이름을 떠올려봤다. 김승옥의 문체를 소개한 김현의 평이 기억에 남는다. 몇 안되는 명문이었는데, “언젠가, 여름밤. 멀고 가까운 논에서 들려오는 개구리들의 울음 소리를, 마치 수많은 비단조개 껍질을 한꺼번에 맞비빌 때 나는 듯한 소리를 듣고 있을 때, 나는 그 개구리 울음 소리들이 나의 감각 속에서 반짝이고 있는, 수없이 많은 별들로 바뀌어져 있는 것을 느꼈다.” 문학노트 2023.01.21
[시집] 단편들 (박정대) 익숙하게 느껴지던 시인의 다른 시대를 경험하면서 겪는 생소함은 작가란 부단히 변화하고 치열히 다른 길을 모색하는 숙명을 안고 있는 직업이라는 걸 일깨운다. (또 그래야만 살아남는다.) 가장 부드러운 문체의 최근작들이 아닌, 가장 전위적 형태를 취한 시인의 초기작들은 다분히 전투적이고 또 매서운 발톱을 지녔다. 치열함의 끝이 혹여 자신 스스로를 아니면 주변의 이웃들한테도 크디큰 상처가 될 수도 있겠기에 더 주목을 하는 편이다. (그걸 극복하고 사랑으로 승화해낸다는 게 얼마나 지난하고 어려운 일인가를 알아서다. 그건 인정받아 마땅한 족적이 될 테고) - 코로나 광풍 탓에 뜻하지 않게 재택근무를 하게 돼 집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그의 시집을 잠시 훑어보았다. 오늘이 신춘문예 마감일. 마음이 스산해졌다. 문학노트 2022.11.30
[시집] 달의 이마에는 물결무늬 자국 (이성복) 잘 읽혀지 않는 시인들이 있다. 기형도, 또는 이성복 등이 그렇다. 유달리, 마치 니체의 철학책처럼, 외딴 섬과 같은 그 이미지들은 때때로 내게도 생경했거나 아니면 무관심의 대상이었나 보다. 이성복의 철 지난 시집을 오랜만에 꺼내든다. 한국 시단의 프린스와도 같은 존재, 동시대를 살았던 시인들 중에 박노해와 황지우가 있다면 단언컨대 No.3의 자리는 그의 몫만 같았다. 빌보드를 점령하던 시절의 마이클 잭슨과 마돈나가 있었지만 오랜 팬들이 기억하는 아티스트로는 프린스를 빼놓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저주받은 천재, 불우한 고독, 심오한 경지 등도 퍽 닮았다. 유독 두드러진 특징을 갖는 이번 시집의 화법은 외국 시의 한구절을 인용해놓곤 이내 세련된 '안티테제'풍의 문장으로 한편의 '아우라'를 형성해놓는 .. 문학노트 2022.11.25
[시집] 상처적 체질 (류근) 그가 쓴 시들보다 그가 더 유명한 시인이 있다. 시집을 하나둘 꺼내 읽는다. 처음엔 좀 짜릿하고 B급 영화의 감수성이랄까? 그가 말했던 '시인 2만명의 시대'를 온몸으로 관통하고 있는 중인 한 시인의 잔혹한 투쟁사가 파편들처럼 놓여 있다. 방황하는 영혼의 삭막한 기록이라 불러도 좋겠지만... 그가 시를 써서 밥벌이를 한다면 좋겠다. 문학노트 2022.11.24
[시] 돌과 돌 그림자 (문태준) 산문을 닮아가는 시들은 몇가지 테마를 함께 내세운다. 어떤 이야기를, 어떤 회화를 또는 어떤 심경을 드러낸 시들은 산문의 탈 안에서 음율이 아닌 이미지를 구축하게 된다. 문태준의 낯선 시들은 주로 행갈이를 쓰지 않는 일부의 편린들 속에서 이야기를, 아니면 심경을 주로 나타내는데 그 스탠스는 비교적 관조적인 듯하다. '이야기시'라는 한 쟝르를 개척해낸 시인도 있겠고, 또 박준도 이미지를 고도로 응축해내는 데 일가견이 있음은 틀림없어 보이니 어쩌면 이 문태준의 창작은 차라리 그 어떤 심경을 묘사하는 데 더 익숙하다고 표현하는 게 더 맞을까. 비교적 평온함 속의 목요일, 월드컵 첫 경기가 열리는 이곳 광화문에도 저녁 무렵부턴 응원의 물결이 물밀듯 찾아올 하루다. 오후에 미팅이 있고 또 내일의 재택근무를 위해 .. 문학노트 2022.11.24
[시] 풀꽃 1 (나태주) 온 국민이 사랑하는 시 한편을 놓고 시집이 아닌 시선집을 꺼내본다 요즘은 마침표를 찍지 않는 게 유행 같길래 한번 그렇게 써본다 월드컵에서 사우디가 아르헨티나를 이겼고 일본이 독일을 꺾었지 오늘은 우리나라랑 우루과이가 맞붙는다 11월의 월드컵은 또 처음이야 그치? 생각해보니 벌써 또 11월이네 2022년도 이렇듯 빨리도 저무는구나 신춘문예 마감도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어 문학노트 2022.11.24
[시]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김선우) 가장 최근에 읽었던 시들 중에서 딱 한편을 꼽으라면, 김선우 시인의 이 작품을 올렸던 게 기억난다. (무려 시쓰기를 하기 전부터도 그는 소설을 써온 강자다.) 점심시간, 또 다시 교보문고를 찾는다. 광화문 일대를 직장으로 둔 이들의 큰 축복 중 하나, 자주 찾진 못했지만. (책을 살 요량도 아니었기에) 지금 다시 읽어도 여전히 치열하다. 치열하면서도 세련된 멋을 풍긴다는 건 꽤 어려운 작업임에 틀림이 없다. 그게 곧 시인의 역량이겠지. 11월, 날씨는 화창하고 바람은 서늘하다. 겨울이 곧 다가온다. 문학노트 2022.11.23
[시집]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 (안도현) 시집 제목만큼은 아주 고색창연했지 수요일, 비가 온다는 예보도 잊은 채 출근하는 열차에 기대고 서서 시 몇편을 꺼내든다 제대로 읽진 못한 채 도서관에 반납을 하느라 서진 몇장만을 남겨두었어 '당대 최고의 시인'이라는 수식어에 걸맞지 않게 몇몇 시편들이 기시감을 갖고, 아마도 이는 내 형편없는 국어 실력 탓임을 스스로 잘 안다 요즘 들어 마침표를 찍지 않는 시집들이 늘었길래 무슨 노래 가사처럼 들리기도 하고 회사에서 장표마다 찍어낸 헤드라인의 문체도 가끔 닮았다는 생각을 했어 사소한 일상 한켠에서 시나 시집을 꺼내든다는 일은 때때로 큰 작심을 한 모양인데, 얼마나 더 해낼 수 있을까도 잘 모르겠지만 문학노트 2022.11.23
[시] 우리 살던 옛집 지붕 (이문재) 이 시를 처음 보았던 때가 1994년인가 뜨거운 여름의 방안에서 혼자 더듬듯 낡은 시집을 꺼내 필사를 했고 묵직한 이미지의 군락들이 한없이 펼쳐지던 그때, 어쩌면 시의 전성기였을까 모르겠다 21세기다, 아무도 시를 읽지 않는 시절 다시 꺼내본 그의 시집은 아직도 묵직하기만 한데 시사저널 기자로 살아온 세월들이 궁금타 어떤 의미를 더한 삶을 살아왔을까도 그렇다 문학노트 2022.11.23
천로역정(天路歷程), 혹은 . . 천로역정(天路歷程), 혹은 : 서시(序詩) . 김정웅 . . 지난 날 내 그대를 자욱한 눈물 없이 사랑함은 거처 없이 떠돌던 내 가난한 영혼이 살[肉]을 빌어서 그런 저런 세(貰)들어 살던 집들같이 땀냄새 진한 까닭일지나 . 이제, 내 사랑은 겨드랑이 가볍고 살을 버려서 살을 얻음 같음이니 그 사이 모나고 답답했던 단칸방을 벗어나 욕심줄인 은단(銀丹)알 같은 집 한 채 찾아 아담히 홀로 먼저 이사함 같음이니 . 그곳, 푸르고 단단한 둥근 청기와 가없는 담장 너머 아직 싹트지 않은 별들이 까마득히 박혀 숨쉬는 그런 곳 . 그대여, 내 나가는 곳 지금은 모를지나 어린 날, 수학여행 떠나기 전날 그 신새벽처럼 그렇게 뜬 눈으로 가슴 설레이게 하는 곳, . 유성(流星)이 옛 할아버지 흰 턱수염처럼 바람 .. 문학노트 2021.03.19
예술과 도덕의 차이 - 김훈, "라면을 끓이며" ... 자랑스러울 법한 연대기며, 청춘이며, 족적이며 그 하나 부끄럽지 않을 이력은 가히 축복이렷다. 소설가가 쓴 에세이치곤 퍽 평이롭기만 했는데, 그제의 인터뷰 기사처럼 "단어가 갖는 뜻을 정확히 이해해야만 쓴다"는 그의 태도로 미루어 볼 때엔 오히려 그만큼 쉽고도 친절한 이야기다. 문제는 그 예술이 갖는 고고함의 깊이와 높이다. 늘 그랬고, 유일한 명분 또한 그랬다. 그 시절즐의 김지하, 이문열 또는 서정주도 다 그랬다. 그래서 쓰레기통에서나 볼 법한 책들도 버잣이 대학 심입생 커리큘럼 안에 살아남는다. 진정한 '적폐청산'이란 오로지 실력의 문제란 뜻이다. ... 문학노트 2019.09.20
평양냉면 ... 밍밍한 찬 육수에 고명들을 살짝 얹었다, 고명보다는 육수 맛이란 게지. 먼저 나온 온육수 한컵에 장을 달래놓고는 이내 한적한 식당 한켠의 그림을 쳐다본다. 평양만이 북한은 아니듯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는다 해도 무조건 나이가 드는 건 아닐 뿐. 금세 차려낸 밥상은 단촐하기만 하구나, 냉면 한그릇에 김치 두접시. 밍밍한 육수에 메밀면을 잘 말아서후루룩 먹기 시작한다. 조상들의 맛, 아무 맛도 없이 은은한 멋을 내기 시작한 시간들. 이게 평양냉면이다. ... 문학노트/사람과 사람 사이 2019.08.09
매미울음 ... 천일을 기다린 여름은 불과 한달로 짧았어, 장마는 올해도 땅속을 기어다녔고 삼복더위는 창창한 소리를 내며 치열했지. 왜 그토록 치열할까에 대해선 일체 반성도 없었지. 마치 매미처럼 그 찰나의 찬란함을 위해 울음소리는 거창하기만 했어, 짧은 여름의 아쉬움만큼 윙윙대는 그 소리는 어느덧 석양을 마다한 채 여름밤으로 향하고. ... 문학노트/사람과 사람 사이 2019.08.09
문학3 ... 창비가 만든 문학 '플랫폼'? 제목만으로도 벌써 거창해진다 문학의 이름이 소멸해버린 시대 문예지들만 내내 살아남았구나 더러는 여전히 등단을 꿈꾸지만, 어젠 또 김수영 시인을 얘기했다 결국 생계는 양계장 뿐이었다... 한 친구가 책을 냈다며 페이스북 한켠에 안부를 전해온다. 장하다. 몇년째 공사판 막일을 하면서도 결국 포기하지 않는 삶들이 있다. 정치도 스포츠도 연애도 그랬고 집착을 넘어선 사랑은 결국 희생 삶의 무언가를 지불해 얻는 소득 자본주의답게 '가치'관이 된다... '가치'가 있는 '플랫폼'이 화두다. 경제도 취향도 심지어 곧 희망도 정거장만큼 옛스런 운치도 줄까? ... 문학노트/사람과 사람 사이 2019.08.09
대답없던 날들을 위해 ... 그 언제였나, 장산곶매를 읽던 여름날에서 내일은 해가 뜬다던 객지에서 숲 따라 길을 잃고 동지를 얻고 또 동지를 잃고 슬퍼하던 시절, 이별의 잔인함에 익숙해져갔고 그 숲을 어찌 헤쳐나오던 때도 명분이라는 건 있었지. ... 길 위에서 철 지난 노래를 듣다 어릴 적 꿈은요? 하고 물었다, 화가였지, 과학자였고, DJ의 꿈? 나, 등단했어. 필재의 말이었지. ... 팍팍하기만 한 술자리를 파해 터벅터벅 밤이슬을 맞는 길은 때때금 주어진 시간이 야속해 연신 담배만 피워대곤 하는데, ... 모질게 산 인생일수록 슬펐다. 주름만 깊어지고 지혜는 얕고 젊은 혁명은 농익지 못한만큼 매번 철부지마냥 징징댄다, ... 인터넷 혁명이 등극한 21세기, 모든 게 평화롭고 순조롭구나. 더 이상 숲은 존재하지도 않고 명.. 문학노트/사람과 사람 사이 2019.07.16
하루키, 갈무리 - 무라카미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 "이 책은 지금까지 내가 다양한 형태로 글로 쓰거나 말로 해온 것들 (조금씩 그 모양새는 바뀌었다 해도) 다시 한 번 밝히는 내용일 것이다." "링에 오르기는 쉬워도 거기서 오래 버티는 건 쉽지 않습니다... '어떤 특별한 것'이 점점 더 필요해지기 때문입니다. 그 나름의 재능은 물론 필요하고 그만그만한 기개도 필요합니다." "즉 중요한 건 뜯어고친다는 행위 그 자체입니다... 무엇보다 의미가 있습니다." "왜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는가 하면, 지극히 간단한 얘기인데, 우선 재미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러 가고 바다에 수영을 하러 가고 야구를 하고 고양이와 놀고, 그리고 좀 더 큰 뒤에는 친구들과 철야 마작.. 문학노트 2019.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