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제64회 현대문학상 수상작 :
안미옥, 지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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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석
제64회 <현대문학상> 시 부문 수상자 : 안미옥 수상작 : 지정석 외<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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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앞에서 나는 한없이 부끄럽고 자신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를 더 만나고 싶다. 시를 더 깊게 경험하고 싶다. 수상 소식을 들은 날, 자전거를 타고 불광천을 한참 달렸다. 쓰고 싶다. 무엇을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시를 쓰고 싶다. 질문을 놓지 않으면서 살고 싶다. 그런 마음으로 가득했다.” (수상소감 중에)
[토막상식]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문학상은?
한국시인협회에서 주관하는 ‘한국시인협회상’으로 1956년부터 시작된 현대문학상보다도 9년이 더 빠른 1947년에 제정되었습니다. 제1회 수상자는 김수영 시인이었으며, 제2회 수상자는 김춘수 시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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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석
왜 그냥 넘어가지지가 않을까
귤을 만지작거리면
껍질의 두께를 알 수 있듯이
혀를 굴려보면
말의 두께도 알게 될 것만 같다
창틀엔 무수한 손
의자 모서리엔 많은 무릎이 겹쳐 있다
숨어 있는 의미를 헤아리려
애쓰는 사람이 되지는 말자고
못이 가득 쌓인 상자 안에서
휘어진 못을 골라내면서
생각한다
빗나간 망치가 내려친 곳을
두 귀를 세우고 뛰어가던 토끼가
멈춰 서 뒤를 돌아보았을 때처럼
앞니가 툭
바닥으로 떨어질 것 같다
붉어진 두 눈엔 이유가 없고
나의 혼자는 자꾸 사람들과 있었다
# 2019년 제64회 현대문학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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