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영광의 무늬를 이름에 새긴 그들
가문의 역사는 세기마저 뛰어넘었다
오래된 아주 오래된 역사에선 면죄부를 얻고
최근의 가장 최근의 뉴스에선 또 죄를 지었다
이제 곧 역사가 나서서 그들의 죄를 사하노라**
어쩌면 익숙해진 운명 탓
아무도 더 이상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도덕이 밥 먹여주냐, 술잔을 냅다 집어던진 선배
그들의 영광을 위해 묵묵히 출근하는 직장인인데
선배의 역사야말로 배신, 분노, 환멸의 낙인인데
더 이상 문제제기를 안 한다 못한다
더 글로리
자본주의 질서의 최고봉
삼대가 먹고 살 수준을 넘어 국가 전체가 충성!
트로피와 월계관의 <자유>를 얻은 경외의 대상
잘하면 위인전도 쓰겠는데, 이미 나왔어 치
다시 술잔을 기울이면 속이 또 쓰리단다
분노일까 부러움일까 부러우면 진다던데
* 2023년 넷플릭스 드라마.
** 이정아의 시에서 차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