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 3월의 함박눈이 익숙한 시대
20도를 웃돈 날씨의 끝, 차가운 봄비
차분하더니 이내 세차게 불어닥친 바람
영하의 꽃샘추위가 온 동네를 덮쳤다
이 정도 추위는 낯설지도 않아
전방을 다녀온 그가 무심히 뱉은 말도
온통 호들갑일 뿐인 TV 뉴스들도
다가오는 봄은 정녕 믿었겠지만
봄이 안 오면 또 어쩔 건데
짐짓 되묻는다 한 번도 안 해본 상상
모든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시대
기어코 늦겨울의 끝은 초여름이려나
포천에 내린 함박눈을 보면서
차라리 예쁜 곰인형이라도 찍어낼까
전방을 다녀오지 않은 내가 중얼거린다
영하의 꽃샘추위도 발길을 곧 돌리겠지
봄이 안 오면? 슬플 것 같아
그가 대답하며 고개를 든다
하늘 구름 별 그리고 꽃
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