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 3월의 함박눈이 익숙한 시대

단테, 정독... '종로학파' 2023. 3. 13. 08:50


   꽃샘추위, 3월의 함박눈이 익숙한 시대



   20도를 웃돈 날씨의 끝, 차가운 봄비
   차분하더니 이내 세차게 불어닥친 바람
   영하의 꽃샘추위가 온 동네를 덮쳤다

   이 정도 추위는 낯설지도 않아
   전방을 다녀온 그가 무심히 뱉은 말도
   온통 호들갑일 뿐인 TV 뉴스들도
   다가오는 봄은 정녕 믿었겠지만

   봄이 안 오면 또 어쩔 건데
   짐짓 되묻는다 한 번도 안 해본 상상
   모든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시대
   기어코 늦겨울의 끝은 초여름이려나

   포천에 내린 함박눈을 보면서
   차라리 예쁜 곰인형이라도 찍어낼까 
   전방을 다녀오지 않은 내가 중얼거린다
   영하의 꽃샘추위도 발길을 곧 돌리겠지

   봄이 안 오면? 슬플 것 같아
   그가 대답하며 고개를 든다
   하늘 구름 별 그리고 꽃

   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