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번에 나타나겠다면 창문을 여는 수밖에 없다. 등장해버린 문장. 문장 앞에서 너는 좀처럼 어찌할 수 없다. 등장한 너를 지우지 않는다. 너를 창문 앞에 세운다. 창문은 나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물컵에 차를 따른다. 찻잔에 물을 따른다. 주워 온 상자. 빌린 사다리. 모든 것이 등장하려고 한다. 상자를 한쪽에 둔다. 사다리를 세워놓는다. 창문은...... 창문은. 튕겨진 나는 잠시 앉아 있습니다. 접힌 전개도. 조합된 조각. 세워진 것들은 서 있습니다. 찻물이 따라졌습니다. 창문 앞. 등장한 것. 너는 장면이기를 거부하겠다. 앉아 있음. 서 있음. 장면은 너를 받아들이겠다. 사다리에 올라가지 않음. 상자 하나. 드러나 있는 윤곽. 튕겨진 나는 일어나 서 있습니다. 창문은 여전히 나를 받아들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