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구체화된 시작 1

단테, 정독... '종로학파' 2021. 12. 18. 16:48

 

 

 

구체화된 시작 1

- 부제는 없다. 이의 반론은 독자에게 국한된다.




오후
아스팔트
아스팔트먼지를일으키는
청바지
곧은다리
물기있는그림자
봄에만난인사가저렇듯사라지고
사라진자리마다반짝거리는흔적

머물지못한사람들틈새로빠져나간햇빛

빨랫줄에걸렸던청바지
구두밑창에해가걸렸다

구두굽을고쳐신는동안
눈앞옥상첨탑에쪽지로꽂힌석양
시계를쳐다보니지폐한장남았다
잠시머물러있는동안바람이분다
서늘한바람
일찍떨어지는해를애도하며
공사중인팻말을피해걷는다

다시또골목
골목안에떨어진지폐를줍는동안
금세어둑해진그림자
눈물겹던인사가바람에흩뿌려져
햇빛을닮던안부도자취를감춘곳

또각 성큼 성큼 또각 또각 성큼
성큼 성큼 또각 또각 성큼 성큼
성큼 또각 또각 성큼 성큼 또각
또각 또각 성큼 성큼 또각 성큼
또각 성큼 성큼 또각 성큼 성큼
휘청 한다

구두밑창에돌가루가끼었다

머물지못한바람이불고한적한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