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구체화된 시작 2

단테, 정독... '종로학파' 2021. 12. 18. 16:49

   

 

 

구체화된 시작 2

- 동의는 협동의 전제조건이 아니다.




회사가물적분할을통보했고임시주주총회를열어의결을또강행했다
노조위원장이코끝시린길한복판에서일인시위를했고응원을받았고
대다수직원들은난방이잘된사무실에앉아회의를했고보고서도썼다
퇴근길헤드라인에저마다안부를걱정했지만더러이직소식도들렸고
네이버가노조를만들때도이랬겠지하며다들애써태연한세밑풍경은
연초부터닥치게된구조조정의칼끝에서댓바람마냥냉랭하기만하다
정부가국민연금고갈대책으로내건방편이라며정년연장을또꺼냈고
실제로환갑을넘긴선배단한명도없는데청년들의일자리도문제인데
다가올그순간만을위해일상전체가구직이된세상이과연행복한걸까
전철역앞예전명예퇴직자의포장마차는오늘또한안녕한가를되묻고
당장주말에있을약속부터무기한연기한채터벅터벅걷는골목길에서
전화한통울렸다잘지내냐네잘못지냅니다그러냐나도그래안녕하자
여왕개미한마리라도지키려고얼마나많은일개미들은힘을합쳤을까
얼마나무모한희생들을함께댓가로지불할용의를갖게될까도두렵고
이러다간오래못가지박노해의노래는오징어게임을닮는살육뿐인데
협동이필요한이유가생각이달라서문제된적은단한번도없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