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앨범/필사

장석남, '생일'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 문학동네 2017)

단테, 연초록, 정독... 그리고, '종로학파' 2024. 7. 22. 14:20

  
  
  
   생일 
 
 
 
   달이 마당 밖 잣나무숲을 지날 즈음 
   흰 돌멩이 하나 들어다가 툇마루 위에 올려두면 
   어느새 노래가 되어 꽃밭 속으로 어른어른 밀려나갔다 
 
   그믐밤이 되어서는 
   캄캄한 꽃밭 속에서 반딧불이 두엇씩 살아 나왔다 
   무슨 일일까 생각하닥 
   그만두었다 
 
   흰 돌멩이 하나 들어다가 갓 풀린 개울물에 넣어둔다 
   귀도 하나는 그 곁에 벗어둔다 
 
  
 
   * 장석남,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 (문학동네,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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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모 :: 
 
   생일선물이었다 
   행갈이조차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그냥 인터넷에서 긁어온 시편 하나 
   그래도 내겐 아주 소중한 선물이었지...
   그걸로도 족했다 더 바란 것도 없었다 
 
   이제 그 일도 그저 하나의 추억이 되었을 뿐이다   
   사랑도 그저 죽음으로써만 스스로를 입증할 뿐, 
   
   침묵만이 남는다 그저 침묵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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