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기의 노래
누님, 한때는 마음이 식어가던 계절이 있었습니다
한낮의 불볕더위가 제 아무리 창창해도, 저물녘의 바람은 선선히 강아지 꼬리를 흔들기만 했습니다
길게 누운 그림자를 닮은 시간들이 자꾸만 등을 떠밀고, 지는 해처럼 또 하나의 연緣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돌려보내야 함을 알기에, 묵묵히 바라보는 노을이 늘 아름다운 것만은 아닙니다
치열한 자기부정과 깊은 반성을 끌어안은 채 오늘도 스스로 저무는 까닭입니다
내일을 기약함이란 일종의 믿음과 같은 것이어서, 한쪽이 다른 한쪽을 향해 베풀 수 있는 최선의 마음일 것 같습니다
오늘의 사랑이 식어가는 동안
내일의 희망을 기약하는 동안
제게도 어느덧 불면증이 사라졌었나 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