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다 아는 것처럼 착각한다는 것이
모든 걸 다 안다는 듯이
모르는 걸 다 모른다고 하는 일보다 쉬운 게지
얼마나 미처 몰랐을까를 모르는
알고 있는만큼만을 아는 걸 모른다는 게지
미련은 얼마나 깊고 오래되었나를
사랑은 얼마나 치열했고 상처가 깊었던가를
집착은 얼마나 두렵고 집요했을까를
그리움은 얼마나 길고도 긴 상흔이었는가를
잘 모르면서도 아는 체를 하는 게지
설익은 경전 몇 구절 따위로 감히 능멸하려드니
그 먹먹함을 답답함을 애써 표현할 길 없고
그저 침묵하기만을 바랄 뿐
그것도 모른다는 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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