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습작

마치 다 아는 것처럼 착각한다는 것이

단테, 연초록, 정독... 그리고, '종로학파' 2024. 6. 20. 10:30

  
  
  
   마치 다 아는 것처럼 착각한다는 것이 
 
 
 
   모든 걸 다 안다는 듯이 
   모르는 걸 다 모른다고 하는 일보다 쉬운 게지 
 
   얼마나 미처 몰랐을까를 모르는 
   알고 있는만큼만을 아는 걸 모른다는 게지 
 
   미련은 얼마나 깊고 오래되었나를 
   사랑은 얼마나 치열했고 상처가 깊었던가를 
   집착은 얼마나 두렵고 집요했을까를 
   그리움은 얼마나 길고도 긴 상흔이었는가를 
   잘 모르면서도 아는 체를 하는 게지 
 
   설익은 경전 몇 구절 따위로 감히 능멸하려드니 
   그 먹먹함을 답답함을 애써 표현할 길 없고 
   그저 침묵하기만을 바랄 뿐 
 
   그것도 모른다는 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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