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태연을 닮았나 때때로 어쩔 수 없음은 명사가 된 적이 있습니다 원태연을 닮았단 소리를 들으며 시를 쓴다는 일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풀잎에 이는 거품 같은 방울들이 또르르 굴러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 가을밤 무지개를 대신한 구름들을 닮아 바람이 한줄기 속삭이고 나면 원태연이 쓰지 못한 시는 무얼까를 생각해보곤 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은 그저 속절없음이기에 때때로 풀잎에 인 방울들이 무지개를 대체하고 찰나의 순간을 목격한 그림자들만 웅성대도록 구름들을 닮은 시를 써보기도 하였습니다 새벽을 머리에 인 채 유유히 흐르는 구름 달빛, 몇 자리의 별들이 함께 흐르면서 오가는 계절의 달력 몇 장을 재촉하게 되면 원태연을 닮은 정서가 불쑥 일어서기도 해 가끔은 도로 눈을 감았습니다 때 늦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구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