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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는 사다리 끝 자전거처럼

단테, 연초록, 정독... 그리고, '종로학파' 2024. 7. 27. 19:09

    
    
    
   자유는 사다리 끝 자전거처럼
   - 파리 올림픽 개막공연



   기억나니?
   동춘동 서커스단 맨 꼭대기
   높다란 사다리 끝 자전거 한 대
   미소녀가 웃으며 나를 봤는데
   큰 입 함박웃음으로 쳐다보았지

   사다리 끝이 무너질까봐 무서워
   튼튼히 만들었나 조마조마하고
   자전거는 자칫 구르고 넘어져서
   더더욱 조마조마하고
   그걸 함께 쌓았으니 얼마나 그래

   밤새 쳐다본 구름 끝 파리의 하늘
   장대 끝에 매달린 미인들이 흔들려
   섬세한 몸짓을 연주하는 찰나에도
   아찔한 현깃증이 먼저 일었는데

   자유는 늘 사다리처럼 미련하고...  
   서툰 자전거 페달만큼 미숙하고...  

   끝내 모를 자유는 위태롭기만 해
   한참을 바라보던 무지개 같았어
  
   그렇게 자유를 꿈꾸곤 해,
   그토록 아름다웠던 새벽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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