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노트

[부동산 스터디] 중국, 일본을 통해 본 "역세권" 개념의 반성

단테, 정독... '종로학파' 2020. 4. 30. 05:46

...
사월의 마지막 평일과 부처님 오신날 그리고 달콤한 오월의 첫 연휴를 앞둔 저녁입니다. 고양시청 문제로 좀 열을 냈더니 대뜸 휴식과 유머가 필요해졌는가 봅니다.
...
내친김에 부동산 투자의 정석이라 일컫는 교통, 특히 대중교통의 핵심인 "역세권"에 대해 재미삼아 글 한편을 좀 짤막히 남겨놓으려 합니다.
...
가뜩이나 "초역세권" 또 GTX A로 연일 방방 뜨는 일산신도시 게시판을 보니 얼핏 이 생각이 먼저 들었나 봅니다. '견문'의 힘...
...
...
1. 십년전부터 강남을 추월한 중국의 대도심
...
중국은 예전부터 대한민국을 추월한 지 오래됐습니다. 상하이 공항을 나서면 대뜸 무얼 연상하시는지요? 우리나라는 공항철도가 있습니다. 중국은 그 시절부터 이미 버젓이 대중적 교통수단이 자기부상열차였던 나라입니다. 대전 엑스포공원에서 신기한 문물로 소개된 그 열차는 십수년전부터 이미 현실화된 대중교통수단입니다.
...
하물며 "초역세권"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빚는 절대값은 기어코 제 집안에 전철을 들여놓기도 합니다. 돈이라면 뭐든지 다 해낼 줄 아는 나라가 중국입니다. 다소 '엽기적이다' 느낄 법한 이 실례의 근사치도 물론 일산에서 현실화된 적이 있죠. (무슨 주상복합입니다.)
...
https://youtu.be/apvL72AnUw8
...
초역세권의 최대 장점은? 게을러도 문제없다는 점이겠죠. 온통 시끄러운 소음들과 북적대는 상권마저 감수할 요량이면 집값 최대의 방어막인 이 입지를 마다할 필요는 없겠죠.
...
...
2. 선진국의 클래스를 보여준 일본의 자전거
...
물론 동경 대도심은 아니었지만 일본여행을 대략 대여섯번은 한 것 같습니다. (최근의 아베 정권 이후로는 당연히 가본 적 없었지만) 홀로 늦은밤에 호텔을 나서서 자정 무렵의 한적한 길가를 걷노라면 가장 눈에 띈 풍경은 무얼까요?
...
술 취한 취객도, 행패를 부리는 불량배도 아닌 야간학습을 마치고 귀가하던 여학생들의 자전거 행렬입니다. 까르르 웃으며 연신 페달을 밟던 그 늦은밤의 풍경은 한마디로 '치안'의 탁월성에 대한 방증입니다.
...
http://m.bicyclelife.net/news/articleView.html?idxno=1468
...
최근의 일본 자전거 시장이 침체를 겪는다는 소식입니다. 여러 이유들로 나열이 됐는데, 눈에 띈 건 '공유자전거'입니다. 즉, 자전거 문화가 쇠퇴한 것보다는 소유가 아닌 사용의 측면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음을 뜻한다는 기사입니다.
...
일산신도시 게시판에 가장 자주 눈에 띄던 "교통은 거리가 아닌 시간의 문제"임을 몸소 증명한 건 국내에 처음 생기는 GTX A도 아닌 일본의 도심 자전거들입니다. "역세권"은 역으로부터 몇백미터, 1킬로미터가 아니고 몇분 거리냐죠. 도보든 자전거든...
...
문득 "피프틴"이 생각났습니다. 늘 고장이 일쑤인 관리능력의 미흡, 주말이면 호수공원 탓인지 하루종일 매진상태여서 긴요히 쓸만한 때에도 늘 곁에 없던 고양시의 애물단지 얘기입니다.
...
일명 "자전거 천국"이라는 고양시에서조차 정작 인근의 전철역 하나 제대로 접근하기가 쉽지 못한 도로망입니다. 다른 지역과 도시들은 오죽할까요... 이게 우리나라의 수준인 것입니다.
(더구나 서울은? 목숨을 걸고 다녀야 합니다.)
...
이제 21세기의 '시대정신'에 맞도록 보행자가 제일 우선, 그 다음이 자전거의 안전을 생각하는 도로들의 재배치와 재구성, 그리고 신호체계 또 맘놓고 주차와 이용을 할만한 성숙한 문화 등은 비단 인프라 뿐만이 아닌 시민의식과 제도의 수준 그리고 믿음의 과정에서 비롯된다고 감히 생각을 해봅니다. (일본에서 어쩌면 가장 크게 배운 바로도 이걸 생각합니다.)
...
...
모쪼록 역세권, 역세권 하며 내 집값의 상승분과 유망성만을 따질 게 아니고 우리의 사회 역시 도보시간을 산책의 여유로, 좀 더 먼 거리에서는 운동을 벗삼는 자전거로 맨날 입으로 부르짖는 "역세권" "초역세권" "초초역세권" 타령을 한번쯤은 성찰하면서 되짚어볼 차례가 아닐까 묻습니다.
(내 집안에 전철역을 들여놓을 게 아니라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