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노트

"문학과 예술과 삶" 방... 박찬욱 영화 '헤어질 결심' (나누었던 대화 몇)

단테, 정독... '종로학파' 2024. 6. 28. 12:11

    
  
     
연정 : 전 어떤 분의 블로그 평에서처럼 "헤어질 결심"으로 사랑을 증명한다는 게 너무 강렬하여서 도저히 잊기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사랑은 인간에게 가장 치명적인 것 같기도 했어요 (잘못 쓰면 클남) 
 
별님 : "헤어질 결심"은 반드시 두번 보시길 추천 드려요. 전 개인적으로 탕웨이를 좀 촌스럽게 봐서 몰입이 힘들었어요. 박해일에 집중하고 흠뻑 젖어들며 감정선 이끌고 나갔다는... 
 
연정 : 블로그를 찾아보니, 작년 8월에 봤네요... 독후감입니다     
         헤어질 결심은 안하느니만 못한 거예요    
         의심과 질투로 눈 멀게 하고 말의 십자가엔 오해를 걸었어요  
         기억도 못할 약속은 기어코 후회하는 법  
         섣부른 이별의 말은 이불 밖 그리움만큼 위험하죠  
         단 하나 미제사건도 결코 낭만적이지 못한 거예요  
         부인이 남편을 살해하고 남편이 아내를 살해하는 동안 해는 망각을 향해 질주했어요  
         누가 어찌 이걸 사랑이라고 하나요  
 
별님 : 나이가 들어가면서 절대!라는 옹벽이 얼마나 어리석고 편협한 것인지 절감하고 있기에 더더욱.  
별님 : 교차되는 감정. 서로를 위해 선택하는 자신에 대한 완전한 포기. 그 힘겨움과 눈물겨움조차 조용한 배려로 진행되는 것이 백미였죠. 
 
J.H. : 조금 뜬금포인지 모르지만, 저는 사랑 영화가 그렇게 몰입이 안되더라고요 ㅎㅎ 연애 장면은 늘 지루하고요. 메마른 인간이라 그런가. 멜로를 봐도 꼭 다른 것만 읽어내고요.
  

연정 : 음... "사랑"을 "헌신"으로 대체해서 읽어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황지우 식) 
연정 : 누구한텐 "신념" 또는 "의지" 같은 문제일 수도 있겠어요
연정 : "욕망"인 분들도 물론 많습니다 ㅎㅎ
 
별님 : 인간 본성과 제도 구속 간의 관계. 이 부분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해요. 박해일처럼 결혼 후 목숨 같은 사랑을 만난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닥치지 않았을 때는 뇌피셜로 흑백 논리 판단 내세우지만 겪는 순간, 한순간에 붕괴될 수 있는. 
 
멜로 : 욕망이 모든 걸 포괄하지 않을지요... 나는 욕망한다. 
 
연정 : "사랑"은 음... 일종의 "신앙" 같은 성격이 있어서 그렇죠 믿음이 있으므로 붕괴로 이어진다고 해석했어요 
연정 : 무신불립이란 말도 있잖아요 
연정 : 믿어달라고 죽음을 택한 탕웨이... 그렇게 읽었습니다 
연정 : 가장 고통스러운 증명방식이었고요
 
연정 : 참 거짓조차 무의미해져버리는... 
 
연정 : 사랑의 방식도 두 가지예요 "만남" 혹은 "이별"인 거죠 둘 다 사랑하는 방식이죠 
 
별님 : 열정보다 전 열망을 더 강하게 품고 지향하는 한 끊임없이 가슴을 뛰게 합니다. 지나가지도 지치지도 않죠.  
별님 : 언어가 통한다고 해서 마음이 통하는 것은 아니라서 :) 
 
연정 : 헤어져야 할 걸 만나려는 사랑의 방식 = 스토킹,
         만나야 할 걸 헤어지려는 사랑의 방식 = 잠수 ㅎㅎ 
연정 : 최상의 궁합은 서로 스토킹하는 사이죠 ㅎㅎ 
연정 : 우스갯소리로 제가 패러디를 짧게 한 번 꾸몄었는데 박해일이 스토커였고 5분 후에 사라지자 탕웨이가 바다 속에서 벌떡 일어나면서 "어휴, 저 질긴 놈! 1분만 더 있었더라면 숨막혀서 숨어 있던 거 다 들킬 뻔했네!"도 있어요 ㅎㅎ 
 
꽃님 : "내 사랑이 끝났을 때 당신의 사랑이 시작되었죠" 탕웨이가 말하죠. 탕웨이가 죽을 자리 찾아 운전하고 그녀를 쫓아 정신없이 쫓는 박해일.
꽃님 : 서로 사랑하는 것이 그에게는 자신의 가치를 흔들 치욕적인 오점을 남기게 했고 그녀는 살아남기 위한 도구로 그를 이용한 대가를 톡톡히 치루죠.
꽃님 : 잔잔한 서정적 음악 '안개'가 정훈희의 목소리를 타고 두 배우를 헤매게 하죠. 서로의 마음을 알지만 끝끝내 내색하지 못하고 가장 안 좋은 순간에 다시 만나는 둘. 
꽃님 : 애써 부정하지만 서로를 향한 끊임없는 갈망. 목말라 죽어가는 두 사람... 
꽃님 : 그녀는 모랫구덩이에 자신의 사랑을 묻습니다. 피아노 음악 선율이 잔인하도록 계산되어 박해일의 절규와 같이 아름답게 흘러요. 
꽃님 : 이제 그녀의 사랑은 끝났고 그의 사랑은 시작되었습니다. 사랑은 복수일까요. 아니면 자신의 사랑하는 모습을 사랑하는 감정의 장난일까요. 
꽃님 : 저 무협지 많이 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