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노트

이형기, '낙화'

단테, 정독 2023. 9. 19. 19:13

  
  
  
   낙화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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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모 ::
  
   누군가가 제게 물어본 적 있습니다
   '그리움'이 무엇이냐고...
  
   생각해보니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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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XRQjtQ4VoO4?si=GbODtwOUKk1DTv2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