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배우의 연인, 배우의 아빠
난 그렇게 생각해
어차피 너도 알잖아 치열한 시간이 뭍에 오르게 되면 지독한 현실이 먼저인 거야 이제 뗏목놀음은 끝내고파 이 연극도 이젠 지겨워졌어 대학로는 아직도 좋아 은행나무도 마로니에도 아직 괜찮아 근데 돈은 못 벌잖아 어때 하지만 집도 사야 하고 애도 낳고 평생 배우로만 살 순 없잖아
넌 왜 맨날 안 된다고만 말해 말이라도 되려고 노력을 하는 게 먼저 아냐 그럼 뭣 하러 시작했니 이 길이 원래부터 등대였던 적은 없었어 여기까지 와 후회하는 거야 우리, 이렇게, 아직도 그대로잖아 난 이 일을 선택해 후회한 적 없었어 아니 적어도 계속 최선을 다했던 일이잖아 또
그게 문제야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났어 근데 아직도 망망대해야 어딘가에 스스로 정착 못하는 게 느껴져 엄마처럼 되려나 봐 후회가 들어 아니다 싶고 그래 변했어 변했나 봐 아빠가 나더러 미친년이래 이렇게 살 순 없어 솔직히 내가 너무 비참해 밤새 울었어 이젠 좀 행복하고 싶어
행복이 뭔데
행복이 뭐냐고, 뭔 줄 아는데... (fade out)
나도 그래
후회, 들어 아빠가 심했던 거야 미안하다 그리고 고마워 진심으로 잘 생각했어 그동안 고생 많았고 앞으로 또 다른 걸 찾으면 돼 너, 아직 젊잖아 뭐든 잘할 수 있어
뭘 잘 생각한 거야 이건 변하지 않아 포기야 내 인생도 연극과 마찬가지라고 봐 포기하고 살면 사는 건가 젊은것도 아니야 현실이 너무 무서워 그래 조로증일 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