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 2

단테, 정독 2021. 12. 7. 14:27

 



 

산책 2

- 후회



얼마나 허망한 시간을 보냈느냐
얼마나 더 살뜰히 이별에 맞서려나
후회는 켜켜이 쌓여 나이테가 되고
낡아가는 음영은 점점 꼰대가 되고
곁에 자란 새싹을 돌볼 틈도 없구나
그 뻔뻔함에 속절없이 익숙해졌다

아서라, 물 한번 뿌리고 거름 주면
오랜 후회가 곧 내 키를 넘어서고
내 키는 점점 더 줄어 싹이 되려니
돌보지 않는 싹, 기억의 출발점

어김없이 자라는 겨울, 또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