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1
- 세월
때 늦은 아침,
슬리퍼를 신고 자전거를 타면
어느덧 구름도 단풍에 숨었다
가을, 향기가 사라지는 계절
물줄기의 세월이 더 흐르면
찰나의 행복, 더 초조할 텐데
늦기 전에 정리해야 하는 일
더 늦기 전에 사랑해야 할 너
아직도 기다린다는 걸 안다
겸손해져야겠다
미루고 못한 일에 대한 반성
스스로 게으름을 탓할 염치,
나이가 들수록 배워야 할 것
침묵하는 호수를 본다
잠시의 슬픔, 더 깊을 텐데
더 늦게야 꺼내놓을 얘기들
더 늦도록 울어야 하는 나
방관의 햇살, 너무 이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