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습작

배신

단테, 연초록, 정독... 그리고, '종로학파' 2024. 9. 5. 08:49

 
 
 
   배신 
 
 
 
   누군 하고 싶어 하겠냐며 
   어쩔 수 없이 그리 되었다고 
   내 맘도 내 맘 같지가 않다고 
   고래고래 악을 써보지만 
   결론은 달라지지가 않는다 
 
   슬프다 
   폐허가 된 믿음의 가시가 박혀 
   심장에서 마구 피가 흐르지만 
   누구도 탓할 수 없는 일 
   인간의 숙명과도 같은 일 
 
   누군 그러고 싶었겠냐며 
   어쩔 수 없다는 말 대신에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떠올려 
   하지만 내 맘 같지 않고서야 
   그저 이해하려고 노력할 뿐 
   그래서 쓸쓸하기만 한 일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일은 
   그래서 늘 마음이 아프다 

   가장 사랑한다던 사람한테 

   가장 무례하기 짝이 없는 일  

  

   그걸 늘 나만 몰랐었구나 

   그저 어리석은 내 탓이거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