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노트

신춘문예 D-6. 문화일보 신춘문예

단테, 정독 2023. 11. 24. 04:46

 

 

 

신춘문예 D-6. 

(중앙일간지 리뷰, 3/6) 문화일보 신춘문예 : 

 

새벽녘에야 비로소 제법 늦어진 평론을 탈고하였습니다. 제목을 고쳤는데 "시대를 넘어서는 '신서정'과의 대화 : 그 오래된 미래"로 하였고요. 중앙일간지 리뷰를 계속 이어서 쓰려 하니, 벌써 새벽 네 시를 넘어섰네요? 좀 서두르겠습니다. 

우선 최근 5년간 역대 신춘문예 당선작 및 심사평들을 요약해봅니다. ; 

 

2019년 : 조온윤, 마지막 할머니와 아무르 강가에서 (심사 - 정호승, 김기택) 

"이 시는 지상의 수많은 삶과 죽음을 자신의 몸으로 겪어낸 것 같은 할머니가 자신의 마지막을 풍경화처럼 바라보는 시선과 개개의 삶을 넘어 생태계에 각인된 기억에 따라 움직이는 호랑이의 시선을 교차시키고 있다. 서로 얽히면서 소멸되어가는 두 시선은 자연의 냉혹한 질서와 죽음의 공포, 삶의 애착을 무심하게 바라보는 어떤 거대한 눈을 떠올리게 한다. 이 시는 우리 현실과 다소 거리가 있는 소재와 한 편의 시가 감당하기 쉽지 않은 큰 주제로 인해 관념에 떨어질 위험이 있으나 세밀하고 끈질긴 상상과 삶과 죽음의 순환을 꿰뚫는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한 통찰이 그런 우려를 잘 떨쳐내고 있다."

2020년 : 차유오, 침투 (심사 - 문정희, 김기택) 

“본심에 오른 18명의 응모작은 고르고 안정된 수준을 보여주었으나 눈에 띄는 한 편은 잘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남은 작품 ‘자백’은 높은 완성도와 주제에 대한 집중력이, ‘침투’는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신인다운 신선함이 눈길을 끌었다. 숙고를 거듭한 끝에 ‘침투’를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2021년 : 남수우, 아무도 등장하지 않는 이 거울이 마음에 든다 (심사 - 나희덕, 박형준, 문태준) 

"올해부터는 예심과 본심을 통합하게 돼 심사하는 데 오래 걸리긴 했지만, 전체적인 수준이나 경향을 파악하면서 좋은 작품을 선별해갈 수 있었다. 725명의 투고작 3625편을 읽는다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운 시절을 통과하고 있는 이 시대의 풍경과 사람들의 내면을 읽어내는 일이기도 해서 더 각별하게 느껴졌다. 예년보다 무겁고 우울한 분위기가 강해졌고 상상력도 다소 위축된 것처럼 보였지만 경제적 어려움과 심리적 고립, 관계의 단절 등을 뚫고 희미한 빛을 찾아 나가려는 고투가 시편마다 절실하게 담겨 있었다." 

2022년 : 김보나, 상자 놀이 (심사 - 나희덕, 박형준, 문태준) 

"상자의 닫혀 있음과 열림, 그를 통해 드러나는 어둠과 빛이 팬데믹 시대의 도시적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속내를 주거 공간에 집약해낸다. 무엇보다 당선작과 함께 보내온 응모작들의 수준이 고른 점도 안심케 하는 대목이다."

2023년 : 김혜린, 백자가 되어가는 풍경 (심사 - 나희덕, 박형준, 문태준) 

"일정 수준 이상의 작품들이 많아서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응모작들은 개인적 서사를 시로 풀어낸 작품들의 비중이 컸는데, 이 작품들을 통해 삶의 질곡과 통증, 소통의 회복에 대한 열망을 느낄 수 있었다. 시적 모티프로 폐점과 채무, 구직과 고된 노동 등이 두드러지게 눈에 띄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곤고한 일상을 체감할 수도 있었다." 

 

특정 종교집단의 기관지 역할을 맡기도 해 대중들과는 다소 유리된 감이 없진 않아도 문화일보, 세계일보 등도 엄연히 중앙일간지로 자리매김한 신문사들이며 그 어떤 '성향' 같은 게 도드라진 편은 아니니 크게 신경쓰시지 않아도 좋습니다. (더구나 가장 최근까지 심사를 맡은 나희덕, 박형준, 문태준 시인 등의 면면을 본다면 오히려 가장 수준이 높았던 곳들 중 하나일 테고요.) 

 

이제 신춘문예도 막바지에 다다릅니다. 한 해 모두를 결산하는 자리인만큼 끝까지 좋은 풍경을 유지하였으면 좋겠습니다.

벌써 주말입니다. 오늘의 선곡은 어제부터 좀 생각을 해둔 노래가 있어 오랜만에 올드팝 한 곡을 올려놓겠습니다. 

 

 

 

https://youtu.be/4G-YQA_bsOU?si=4al-Nj42iLNh4DE3

 

 

:: Lyrics (정독 편역 a.k.a. 편집/왜곡) :: 

 

외롭고 지쳤을 때, 눈에 눈물이 고일 때   

제가 그 눈물 모두 닦아드리도록 할게요 

제가 당신 곁을 늘 지켜드리도록 할게요 

힘겨운 시간 속, 친구도 찾지 못했을 때   

험한 물결 위 다리처럼 제 몸 누일게요 

 

당신이 쓰러졌을 때, 거리를 헤맬 때도   

당신을 위로할게요 제가 대신하겠어요  

어둠이 다가와도, 고통이 에워싼다 해도   

험한 물결 위 다리처럼 제 몸 누일게요  

 

당신의 마음이 편안했으면 좋겠습니다   

  

P.S. 남은 며칠도 '건필'하시기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