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세계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
이한슬, 어떤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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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이 [신춘문예 - 소설 - 신년특집]
그림=김영미 화가루에게 먼저 같이 살자고 한 건 그녀였다. 구부정한 자세로, 부동산 유리창에 붙어있는 매물 공고에 얼굴을 들이밀고 있던 루를 보았을 때였다. 내 집에 빈방이 있어. 그녀가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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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쓰는 사람은 알 것이다. 소설은 내용이 형식을 만나는 지점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그런 의미에서 ‘어떤 사이’의 첫 문장―루에게 먼저 살자고 한 건 그녀였다―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제대로 된 점화이다. 엄마의 빈자리에 루를 끌어들이면서 소설의 구조를 얻은 것이다. 개인적인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키는 경계와, 필요가 충족되고 친밀함이 유지되면서 침범하지 않는 관계의 거리, 그 사이 어딘가에서 영원히 엄마를 놓쳐버린 상실과 애도를 섬세하고 정교하며 때론 날카롭기도 한 구도 속에서 잔잔하게 그려냈다. 침묵이 만드는 여백과 관계에 대한 다양한 성찰 속에서 인간의 체온과 삶의 풍경이 은은하게 배어나오는 깊고 안정된 작품이다." (심사평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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