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화된 시작 4
- 베이스라인 터치, 아니고 포스아웃.
아빠, 저게 뭐야
아들이 묻는다 TV에서 프로야구 중계를 한다
한국시리즈 7차전을 집에서 본 일도 벌써 십년전
홈으로 질주하던 주자를 아웃시킨 모양이다
응, 베이스라인 터치
그게 뭔데
무심코 내뱉는 말에 스스로 자문한다
그게 뭐지
베이스라인은 말이야, 경영계획의 기준점인데
시나리오별 사업계획에서 약간 아래쪽인데
그렇다고 워스트는 아니고 또 망상은 제거하고
잘되면 좋지만 아님 말고 식?
그래도 최소한 지켜낼 약속 같은 거야
베이스라인은 사실 그걸 뜻해
야구에서는?
하얗게 그어놓은 선 보이지, 저게 베이스라인이야
일이미터 떨어져 달리면 아웃이야
기준선을 벗어났으니까
그럼 저 주자는 살아야 맞잖아
기를 쓰고 저 선을 따라 뛰느라 넘어졌고 홈을 터치했어
그러게, 사실 정상적 주루행위니까 속도가 문제지
공이 더 빨리 도착했어
그래? 다시 TV를 본다 슬로우 화면 속
글러브 밖으로 공이 튀어나왔다 저건 세이프인데
아, 태그를 않고 공을 밖으로 뺐어 태그아웃 아냐
저건 베이스라인 터치가 아닌데
저게 뭐였지 기억이 가물가물해진다
아 터치아웃이 미식축구에선 좋은 건데 야구에선 안 좋지
아빠가 헷갈렸나 보다
포스아웃이 맞네, 아웃이 맞아
그건 또 뭐야
어, 그런 게 있어 주자보다 공이 빨리 오면 아웃
뭐, 그래 웃는다
스타워즈랑 똑같아
베이스라인 터치, 혼자 중얼대본다
살아남으려는 발버둥으로 어떻게든 지켜내려 한 선
그 선을 붙잡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써도 그 모양인데
베이스라인 터치만 해도 실은 성공인데
그것 또 아웃시켜버리니, 세상은 참 모질다
포스가 없으면 말짱 도루묵
*베이스라인은 베이스와 베이스 사이를 잇는 선.
실제로는 선이 그어져 있지는 않다.
선수들이 이 선을 벗어나면 아웃으로 인정되는
보이지 않는 선. (야구장 규격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