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안 사람들
추운 기침 가득한 버스에 올라서면
좌석 옆 손잡이에 기댄 노파
방탄소년단 춤을 흉내내는 소녀들이 있고
사뭇 정취가 다른 기억도 난다
길 가는 사람들 익숙하기만 한 표정에
가끔 연인들의 팔짱이 부럽기도 한데
취직도 아직 못한 대학 졸업반
내 가방 가득 기사문제집 뿐이다
뒷좌석에 요란히 탄 아줌마들이
요샌 다들 부업해요 할라치면
힘겹게 올라선 살림 무너져내릴까
공포다,
나 역시 공포다
이건 관념소설에서 다룰 주제도 아니고
시 한 구절에 실릴 안면조차 없지만
때론 그 살림이 눈물도 나
한때는 바꿔보겠다고도 했건만
어깨 가득한 졸음이 창문으로 향한 밤
컴컴한 어둠 너머 밀려오는 그리움은
미처 다하지 못한 청춘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