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
적당하게 이어진 끈
야무지게 매듭을 짓고
하늘에 연을 띄우면
그만큼 넉넉해지고
아직은 차가운 물밑
그래도 따스한 돌 하나
무심히 줍고 또 쌓으면
물가에 세운 5층 석탑
그만큼 그리워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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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라 졸필의 인사부터 드립니다.
넉넉함과 그리움이 깃든 명절 한가위답게 모쪼록 보고팠던 분들과 행복한 시간 한가득 보내시고 (혹 그렇지 못하면 그러려고 노력하는 시간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즐거운 연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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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는 일 못지않게 시를 소개하는 일을 계속 해왔다. 시는 과일의 향처럼 향이 은은하게 좋다. 흐릿한 듯해도 빛이 가만하게 나온다. 무너진 가슴인 줄 알았는데 가슴에 다시 파릇한 싹이 조그많게 움튼다. 시는 언덕과 같이 보다 높은 곳으로 데려간다. 어디에서든, 언제든 시를 펼쳐놓으면 시는 신선한 향과 빛과 푸른 생기와 확 트인 시야로 대답한다. 나는 매일매일 시를 읽는다. 새잎 같고, 여름 소나기 같고, 가랑잎 같고, 백색의 눈 같은 시를, 위로이며 한 송이 꽃이며, 사랑, 촛불, 지혜인 시를, 내가 아껴가며 읽은 좋은 시를 함께 나눈다. 이 시들이 해답을 가져다줄 것이다." (2019년, 문태준의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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