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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묻는다는 일

단테, 연초록, 정독... 그리고, '종로학파' 2024. 7. 29. 04:08

   
   
   
   꿈을 묻는다는 일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라는 시를 읽으면 늘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곤 합니다. 한 사람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가 함께 온다며 이를 맞는 심경은 필시 환대일 것이라고 말한 시인의 마음을 오롯이 느껴보기도 합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서 쉽사리 꺼내기 힘든 질문들이 몇 있습니다만, 그중에서도 가장 하기 힘든 말 중 하나는 아마도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일 것 같습니다. 그 말은 곧 그 사람의 전부에 관한 질문이자 그 사람이 갖는 일종의 '가치'에 관한 문제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별 생각도 없이 던져지는 아주 흔한 질문이기도 합니다만)

 
   어떤 한 사람에게서 그러한 질문을 받게 된다면? 필시 이는 매우 진지한 '관계'를 뜻하는 것이므로, 가장 진지하게 답해야 할 물음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설령 농담조의 몇 마디로 얼버무리거나, 또는 길고도 긴 문장을 인용하며 에둘러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가장 최선의 태도로는 스스로 표현해낼만한 가장 좋은 방식으로서의 말과 글로써 표현하는 게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적어도 어떤 누군가한테 "당신의 꿈이 무엇인가요?"를 묻게 된다면 최소한 질문을 던지는 이는 그 어떤 '진지함'을 요청하는 셈이고, 그 질문에 대한 책임도 질 줄 아는 이일 것이기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어떤 한 사람을 하나의 '인격'으로 바라본다는 의미를 갖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의 '꿈'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는 뜻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그 '꿈'이 곧 그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 결코 전부까지는 아닐 테지만,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들과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그 어떤 대상에 관한 문제일 테므로요. 심지어 어떤 이들은 이 문제를 위해 목숨을 내걸기도 할 만큼이겠죠... 
 
   잘 알지도 못하는 사이라 해도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가장 진지해야만 할 '관계'에서의 첫 질문이기도 해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가장 큰 고마움을 느껴야 할 질문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 사람은 적어도 나한테 '관심'을 보여주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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