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습작노트

졸업, 선물

단테, 정독... '종로학파' 2019. 2. 13. 08:05

 

 


책은 참 일방적인 선물이야
문학회 동기들끼리 술먹다 들었던 말
학창시절 때 <데미안>을 읽었던 나도
<대학 문에 서서>를 자취방에서 읽고
무려 <철학의 기초이론>도 봤었는데
동녘의 <철학에세이>를 사고팠다
김수영의 산문집은 또 어떨까, 소설도
사르트르의 <지식인을 위한 변명>도
곽재구의 <사평역에서>도 생각났어
- 요즘 누가 그런 책들을 보냐?...

좀 더 덜 꼰대짓을 하면 어떨까 해
<생각수업>이란 게 필요해졌지
<하버드의 인생수업>은 또 어때
철 지난 설렘으로 선물을 샀어
아이한테 건네주려는 순간
훽 돌아서며 내동댕이친다
비웃는다 운명은 시대는 공감대는
그렇게 쉽사리 얻어지는 것도 아니고
여전히 그래봤자 넌 꼰대야, 하면서
책은 참 일방적 선물이야 깨닫는다
- 요즘 누가 책이라는 걸 보냐?...

다신 책 사지 말아야겠구나

 


* 2019년 2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