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마지막 축제
벚꽃이 다 질 무렵
호수공원에도 한아름 꽃밭이 생기고
이른 새벽의 산책은 두서가 없이 좋았고
아침의 공기는 차고도 선선해서 좋았고
함께 저무는 사랑도
호수공원에 다다르면 개울가에 앉아
함께 물수제비라도 해본다면 좋겠지만
또 다시 떠나야 할 순간임을 직감하고
밖으로 인류의 금자탑인 인공위성이 날 때
내 눈앞에서 점멸하는 붉은 불빛은 그저
속절없던 회상과 애타는 연민의 그림자
그래, 잘 가라는 인사 한마디로도 충분해
이윽고 다가올 아침
길은 멀었고 아직 다리는 튼튼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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