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습작노트

노예의 시 2

단테, 정독... '종로학파' 2022. 11. 18. 21:37


- 도서관


삶은 전쟁터
삶을 살아내는 방식 중 가장 고상한 게 공부
또 한번의 싸움을 치르기 위해 집을 나선다
때로는 걷고 또 때론 자전거를 타며 향하는
전쟁터의 사랑, 그 삶을 사랑하기 위해서다

서고에 빼곡히 꽂힌 책, 오늘 뭘 읽지
짐짓 망설인다, 발길이 더 익숙하구나
시집의 이름들을 빠르게 스캔하는 동안
내게는 바람 한번 일지 않았다

삶은 배움터
삶을 이겨낼만한 가장 치열한 방식, 공부
또 한나절의 득도가 열람실 안에 있었다
문장은 짧았어도 여운이 길게 남곤 했어
사랑해온 말들, 오래 익혀두고자 함이다

- 화석연료를 과연 언제까지 써야 할까
- 김민정의 시집 제목은 왜 그랬던 걸까
- 경제학자들이 왜 노벨상을 받아야 하나
: 몇몇 물음 앞에 섰다, 혼자 중얼거린다

찾지 못한 책들은 또 폐기된 모양이네
세월 앞에선 빛나던 지혜도 낡아가고
느리기만 한 눈빛, 바쁘게 쫓는 시계
내 얼굴에 바람이 휙 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