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앨범/필사

김용택, '비' ("그대, 거침없는 사랑", 푸른숲 1993)

단테, 정독... '종로학파' 2024. 6. 28. 17:45

   
  
  
   비 
 
 
   새벽비 소리에 
   홀로 깨었습니다 
   창호지 문이 환하게 밝아져 오는 
   오랜 시간 
   그 빛이 좋습니다 
   어디선가 휘파람새가 울기 시작합니다 
   봄비는 사방에 떨어지며 
   그리운 당신 모습을 다 그려내고 
   온갖 소리들은 
   온갖 생각을 다 만들어냅니다 
   온갖 소리 중에서 
   당신의 모습을 쫓아 
   뒤척이는데 
   당신 생각은 끝도 갓도 없이 넓고 깊어져서 
   당신 생각으로 
   환히 날이 샙니다 
 
 
   * 김용택, "그대, 거침없는 사랑" (푸른숲,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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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모 :: 
   
   밤잠을 뒤척이다 이른 새벽에 잠을 깬 적이 많았습니다 
   불면의 밤이 사라진 여름의 저녁, 마음이 고요해집니다 
 
   이제 곧 장마가 오려는가 봅니다... 장마를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