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습작

풀잎들에 맺힌 이슬이 반짝일 때마다 손톱 밑으로 자라고 있는 이끼를 보았어

연초록, 수국 2024. 5. 16. 05:41




   풀잎들에 맺힌 이슬이 반짝일 때마다
   손톱 밑으로 자라고 있는 이끼를 보았어



   보고 싶어, 네 눈빛이
   한 마디면 족할 말을
   대체 왜 긴 문장으로 써야 하는지

   살고 싶어, 네 숨결과
   한 마디면 족할 일을
   이토록 주저하면서 사는 건지

   간밤에 내린 비도 이제 멎었는데
   길은 미끄럽고 자전거는 휘청거려
   더 이상 자전거를 타지 않는 봄

   호숫가에 핀 풀꽃들에서
   네 영롱한 눈물을 보았을 때

   내 손끝에서 자라는 생명을 느끼면

   이건 어느 나라의 마법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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