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해지지 말기
11월부터 성탄절 트리 켜놓듯
사람들은 피지도 않은 벚꽃축제 일정을 잡고
피지도 않은 연꽃모양 등으로 초파일을 맞고
또 설 연휴까지 켜둔 트리처럼
눈처럼 벚꽃이 다 지면 가을까지 그리워하고
큼지막한 연잎이 모두 시들 때까지 지켜본다
조급해지지 말기
사랑이 덧난다
기다림과 그리움은 제각각의 분량이 있었고
더 오래라 늘어나지도 짧다고 줄지도 않아서
그저 정주행하면 그만일 법
이게 각자의 최선이기 때문
조급해지지 말기
속절없는 그리움만큼 녹슨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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