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장황스럽고 복잡해지는 이유는 세상이 그렇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온 편입니다.
이를 지극히 단순하고도 명료히 표현한다는 건 굉장한 오만이라고도 생각해왔습니다.
특히 헌신적인 사랑, 민주주의에의 열망, 진리를 향한 학문적 양심 등과 같은 말들은 평생을 공부한다 해도 과연 이를 정확히 표현해낼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느낌마저 갖기도 합니다.
일생에 걸쳐 단 하나의 말을 정의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철학자, 시인, 물리학자 등등이겠지요...
대개의 경우, 그런 부분들을 '장황스럽고 복잡하다'고 느끼게 된 연유는
듣는 사람의 사랑이 상대적으로 더 적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합니다. (말하고 있는 상대편에서는 피를 토해내고 있음에도)
즉, 말하는 이와 듣는 이가 갖는 사랑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겠죠...
그래서, 근본적으로는 '소통'이라는 게 과연 가능할까 싶은 회의마저 들기도 합니다.
모든 말과 글들은 결국 '사랑의 속삭임'이며, 그걸 얼마나 잘 '소통'과 '이해'로 만들 수 있느냐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바로 그 '소통'이며,
그 간극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 곧 '사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대개의 경우,
절대적 확신이라는 허영을 갖지 않고자 노력해온 편입니다.
절대적 확신을 가질만한 단어들도 불과 몇 안되고요...
변증법, 사랑, 민주주의, 인간 등등
어쩌면 소쉬르의 말대로 모든 진리라는 게 공시적으로는 진리요, 통시적으로는 오류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결국 그의 말을 얼마나 주의깊게, 관심을 갖고 경청하느냐의 문제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제게 가장 부족한 점이 있다면, 아마도 이것이 아닐까 하고요.
그래서, 그러지 않기 위해, 어떤 누군가를 손쉽게 함부로 '판단'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곧 '사랑'이라는 단어를 제 나름대로 증명하는 길이기도 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