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오월
신록이 솟아오르는 기운에 가벼운 걸음걸이를 배우기 시작한다면
에전 대문 앞에서 서성이던 발등에도 푸른 수국이 움틀 때가 많아
혹시 또 몰라 진짜 수국일까, 멈칫하며 서는 동안 해는 비스듬했고
해가 기운 각도만큼 고개를 갸우뚱하며 지켜보는 그해의 봄이 있고
그해의 가을도 함께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 싶어
다시 오월, 기억은 상록수처럼 홀로 푸르른 채 변하지도 않을 계절
변하지도 않을 사랑은 스스로 나이만 먹나 싶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