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 D-19] 신춘문예의 문화적 위상 :
"하나의 문화체계에 의미가 있는가 하는 물음은, 그것이 당대의 문화적 정황에 어떻게 의미작용하는가라는 물음으로 바뀌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다. 신춘문예는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다른 문화제도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의미를 생산한다. 현재 그것의 의미는 양가적이다. 그 양가성은 신춘문예라는 화려한 행사의 뒷면에 위태로운 흔들림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흔들림이 소멸을 낳지는 않는다. 그 흔들림 때문에 그것은 존속한다."
- 정명교(정과리), 한국일보 1988.
아침부터 읽었던 글입니다
영하 3도의 날씨가 제법 차가운 편이어서 바깥을 짧게만 산책하고 돌아선 길목에는 은행잎들만 수북이 쌓여 있었습니다. 사진은 찍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호암미술관의 단풍이 마지막 고운 자태를 간직한 풍경을 고맙게 구경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윤슬의 반짝거리는 정경도 한참을 바라봤습니다.)
이제 이 시리즈도 종착역이 다가옵니다. 연말을 앞둔 가장 화려한 이벤트인만큼 적어도 이 글을 읽는 분한테는 제 개인적인 안부도 함께 전해놓는 게 좋을 것 같고요... ;
아름다움에 관하여, 정의로움에 관하여, 부끄러움에 관하여, 사려깊음에 관하여, 유대의식에 관하여 작품들을 준비하고 있는 중입니다. 출품은 한군데로도 충분합니다.
북극곰과 두더지의 상관관계에 대하여, 퇴고를 시작해야 합니다. 역시 소설도 이 한 편으로 족할 것 같습니다.
시와 소설은 얼추 그렇게 준비를 해두었는데, 문제는 제 '주종목'인 평론입니다. 한햇동안 내내 숙고해온 '신서정'을 빗댄 시단의 향후 전망에 관한 문제를 아직 풀어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을 고비로 해 스스로와의 막판 대결을 불사할 각오로 임해야 하는 중이고요.
많이들 필요 이상의 호불호를 갖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적' 긴장에 있어서는 유념할 부분이 응당 있을, 박노해 시인의 출옥 후 첫 시편을 오늘의 편지로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연중에 가끔 선보인 이미지로 보내드릴게요.)
그래도 휴일입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마음이 평안한 토요일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편지 끝-